조구함(왼쪽)이 29일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유도 남자 100kg급 결승에서 한판패한 뒤 상대인 에런 울프(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유도 100kg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조구함(29·KH그룹 필룩스)이 일본에서 화제다. 결승에서 패한 뒤 보여준 행동 때문이다.

조구함은 29일 일본 부도칸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의 미·일 혼혈 선수 에런 울프(25)에게 골든 스코어(연장전) 5분 35초, 총 9분 35초 동안 이어진 접전 끝에 한판패했다. 울프의 발기술을 몇 번씩 가까스로 방어해냈으나 결국 그의 안다리후리기에 뒤로 넘어졌다.

조구함은 경기를 마치고 울프를 축하하며 그의 손을 들어 올려줬다. 경기가 끝난 뒤 일본 뉴스 댓글에선 울프의 승리를 축하하는 글과 함께 조구함의 태도를 칭찬하는 글이 많이 올라와 높은 추천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쉬웠을 텐데도 울프의 손을 들어준 한국 조 선수의 태도에 감동했다. 이것이 스포츠맨십”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것이야말로 무도가라고 생각한다. 울프 선수, 조 선수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한국 선수도 스포츠맨십이 있는 멋진 선수였다. 고맙다” “경기 후 상대 한국 선수가 울프 선수를 칭찬해줬다. 좋은 광경이었다” 등 댓글도 달렸다.

조구함은 경기를 마친 뒤 울프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 “울프가 너무 강하더라. 선수로서 강한 선수와 경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국가대표를 10년 넘게 했는데, 지금까지 만나본 선수 중에 제일 강했다”고 했다.

그는 “바로 이곳, 일본 부도칸에서 열렸던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울프를 만나 이겼었다. 그때 기억을 되살려 공격적으로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울프가 많이 준비했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다시 준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