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둘카 트랜스퍼마크르트 화면. 출생(Place of birth)이 'Pohang'(포항)으로 돼 있다. /트랜스퍼마크르트 캡처

‘자네, 경북 포항 출신인가?’

곱슬머리, 파란 눈, 선명한 ‘T존’. 루마니아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마르코 둘카(22)의 외형은 전형적인 동유럽 사람의 그것이다. 그런데 그의 신상을 찾아보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독일의 축구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를 보면 출생지가 경북 포항이라고 써 있다. 어떤 사연일까.

인터뷰 중인 아버지 둘카. /유튜브

그의 아버지인 크리스티안 둘카(49)에게 비밀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루마니아 국가대표로 조별리그 3차전 튀니지전에 출전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이를 눈여겨본 국내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거액을 들여 아버지 둘카를 1999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포항의 영입은 ‘역대급 실패’였다. 파워, 스피드가 부족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으며 한 시즌만 뛰고 루마니아로 돌아갔다.

1999년생인 아들 둘카, 아버지가 비판에 시달리던 때 일생의 선물로 다가왔을 테다. 아버지 둘카는 2003년 현역에서 은퇴해 코치로 새 삶을 시작, 루마니아 21세 이하팀을 거쳐 현재 루마니아 여자축구 대표팀을 맡았다. 아들 둘카는 축구선수로 성장해 지금 루마니아 1부리그 FC친디아에서 뛰고 있다.

22일 뉴질랜드에게 0대1 충격패를 당한 한국 대표팀은 오는 25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루마니아 대표팀을 만난다. 둘카와 한국의 기묘한 인연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