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이 세계 2위 캐나다에 무릎을 꿇고 올림픽 본선 문턱에서 떨어졌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은 19일 오후 10시(한국 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캐나다(스킵 레이철 호먼)와의 올림픽 라운드로빈 최종 9차전에서 7대10으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끝판전’이었다. 올림픽 컬링은 출전국 10국이 서로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로빈을 통해 상위 4팀이 본선에 오르는 방식이다. 이날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양국은 5승 3패로 본선행을 조기 확정한 스웨덴(7승 2패)과 스위스(6승 2패)에 이어 공동 3위에 올라 있었다.
유리한 후공은 캐나다가 먼저 잡았다. 하지만 1엔드에서 ‘블랭크 엔드’를 시도하려다 실패했고, 1점 획득에 그친 뒤 한국에 후공을 내줬다.
‘블랭크 엔드’란 후공 팀이 의도적으로 0점을 만들어 다음 엔드에도 후공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2엔드에서 한국의 샷 실수로 후공을 잡고도 1점을 ‘스틸’당했다.
한국은 전략적으로 초반 스톤을 하우스 밖 가드를 쌓는 데 투자했다. 그러나 캐나다 마지막 투구자로 나선 스킵 호먼이 이를 교묘하게 피해 하우스 정중앙에 스톤을 붙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 스킵 김은지의 마지막 스톤이 캐나다 스톤을 내쫓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 스톤을 밀어내면서 실점했다.
이후 4-4로 맞이한 6엔드에서 캐나다에 대거 4점을 빼앗겼다. 이번에도 스킵 호먼의 활약이 돋보였다.
호먼은 캐나다의 7번째 투구에서 하우스 정중앙에 엉킨 양 팀 스톤 중 한국 스톤만 걷어내고 캐나다 스톤 4개를 남기는 고난도 샷을 구사했다.
이후 한국은 정교한 샷으로 공격을 시도하기보다 상대 실수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캐나다는 단단한 수비 전략을 취하며 승부를 지켰다.
컬링은 단순하게 요약하면, 얼음 위 원 모양으로 그려진 ‘하우스’에 어느 팀이 스톤을 더 가까이, 많이 붙이느냐를 겨루는 스포츠다. 한 팀에 4명(리드·세컨드·서드·포스)이 출전해 각각 2개의 스톤, 팀당 8개의 스톤을 번갈아가며 던진다.
단순히 하우스에 스톤을 던질 뿐 아니라 우리 스톤을 지키는 ‘가드’를 세우고, 상대 스톤을 걷어내는 ‘테이크 아웃’을 구사하는 등 여러 수싸움이 펼쳐진다.
하우스 중앙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1번 스톤’ ‘2번 스톤’과 같이 번호를 매긴다. 한 팀이 얼마나 많은 스톤을 상대 스톤 방해 없이 중앙에 가까이 붙였느냐에 따라 점수가 주어진다.
예컨대 1·2번 스톤이 우리 팀이고, 3번 스톤이 상대 팀이면, 해당 엔드에서 2점을 획득한다.
컬링에선 승리를 굳히거나 판을 뒤집을 기회가 있는 마지막 투구를 하는 후공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본 경기 전 팀에서 두 명씩 나와 하우스 정중앙에 얼마나 스톤을 가까이 붙이는지 겨루는 ‘LSD(라스트 스톤 드로)’로 1엔드 후공 주자를 가린다. 이후로는 직전 엔드에서 패배한 팀이 후공을 잡는다.
한국은 이날 LSD에서 캐나다에 패해 불리한 상태로 게임을 시작했다. 앞선 8차전까지 일본전을 제외하고 모두 이겨 1엔드 후공을 가져왔는데, 가장 중요한 최종전에서 투구 정확률이 아쉬웠다.
양 팀이 한 엔드씩 후공을 주고받는다는 일반적인 가정 아래, 10엔드에서 최종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짝수 엔드’에서 후공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 대부분의 팀이 1엔드에서 후공을 잡은 뒤 ‘블랭크 엔드’ 전략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 이날 상대의 실수로 2엔드 후공을 잡았지만 오히려 실점하며 ‘스텝’이 꼬였다. 3엔드에서 3점을 획득했지만 짝수 엔드 후공을 넘겨준 뒤였다.
이번 시즌 대표팀 경기도청은 한국 컬링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노렸지만, 라운드로빈 5위로 단 한 계단 차로 본선 티켓을 놓쳤다. 스웨덴(7승 2패)과 미국(6승 3패), 스위스(6승 3패), 캐나다(6승 3패)가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토너먼트에 올랐다.
세계 3위인 한국 대표팀은 ‘컬링 아이돌’이라 불릴 정도로 빼어난 외모에 ‘5G’라는 독특한 별명으로 유명하다. 다섯 명 중 네 명의 이름이 ‘지’로 끝나고, 나머지 한 명인 설예은이 평소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해 주변에서 ‘돼지’라고 불린다는 점에서 붙은 별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