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국가대표 이해인(21)과 신지아(18)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나란히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이해인과 신지아는 1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각각 70.07점(29명 중 9위), 65.66점(14위)을 받고 상위 24명이 진출하는 본선 격 프리스케이팅 티켓을 확보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첫 올림픽이다. 한국 시각으로 20일 오전 3시 프리스케이팅 무대를 통해 메달 여부를 가른다.
이해인은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요정에 착안해 만든 곡 ‘세이렌(크리스토퍼 틴)’의 강렬한 선율에 맞춰 결점 없는 연기를 펼쳤다.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부터 더블 악셀, 트리플 플립 등 점프 요소들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후반부 스텝 시퀀스에선 심사위원석을 향해 당돌하게 돌진하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기술점수(TES) 37.61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으로 ‘시즌 베스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올림픽 실전 모의고사’였던 사대륙선수권에서 경신한 시즌 최고 점수(67.06점)를 한 달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이해인은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긴장이 많이 돼 얼음 위에서 느끼는 발 감각에만 집중했다”며 “큰 실수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서 “‘트리플 (점프) 콤비네이션’ 이후 한 발로 엣지를 그리는 트랜지션(연결 동작)을 많이 연습했는데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예상치 못한 높은 점수를 받아 기쁘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보완할 점을 꼼꼼하게 점검해 준비한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쇼팽의 ‘녹턴’에 몸을 맡겨 연기를 시작한 신지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무난하게 소화하더니,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토루프에서 중심축이 뒤로 쏠려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했다. 이어지는 과제들을 결점 없이 마친 그는 입을 앙 다문 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무대를 나갔다.
합계 점수는 65.66점. 지난 6일 단체전(국가대항전) 여자 싱글에서 받은 68.80점에서 소폭 떨어졌다.
신지아는 “연습한 만큼 못 보여줘 아쉽고 속상하다”며 “단체전보다 개인전이 살짝 더 긴장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남아 있는 프리 무대를 위해 아쉬움은 접어두고 나아가겠다”며 “점프 컨디션은 굉장히 좋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했다.
여자 싱글 쇼트 1위는 나카이 아미(일본)가 차지했다. 첫 점프로 고난도 트리플 악셀을 선보인 그는 총점 78.71점을 받아 세계 1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제쳤다. 2022 베이징 대회 동메달리스트로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사카모토는 29명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77.23점)를 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알리사 리우(미국·76.59점)와 지바 모네(일본·74점), 아델리야 페트로시안(개인중립선수·72.89점)이 이들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