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해인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밀라노=장련성 기자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21)과 신지아(18)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나란히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이해인과 신지아는 1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각각 70.07점(29명 중 9위), 65.66점(14위)을 받고 상위 24명이 진출하는 본선 격 프리스케이팅 티켓을 확보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첫 올림픽이다. 한국 시각으로 20일 오전 3시 프리스케이팅 무대를 통해 메달 여부를 가른다.

이해인은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요정에 착안해 만든 곡 ‘세이렌(크리스토퍼 틴)’의 강렬한 선율에 맞춰 결점 없는 연기를 펼쳤다.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부터 더블 악셀, 트리플 플립 등 점프 요소들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후반부 스텝 시퀀스에선 심사위원석을 향해 당돌하게 돌진하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해인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해인은 9위로 본선에 진출했다./장련성 기자

기술점수(TES) 37.61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으로 ‘시즌 베스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올림픽 실전 모의고사’였던 사대륙선수권에서 경신한 시즌 최고 점수(67.06점)를 한 달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이해인은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긴장이 많이 돼 얼음 위에서 느끼는 발 감각에만 집중했다”며 “큰 실수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서 “‘트리플 (점프) 콤비네이션’ 이후 한 발로 엣지를 그리는 트랜지션(연결 동작)을 많이 연습했는데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예상치 못한 높은 점수를 받아 기쁘고, 프리스케이팅에서 보완할 점을 꼼꼼하게 점검해 준비한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17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참가한 신지아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밀라노=장련성 기자

쇼팽의 ‘녹턴’에 몸을 맡겨 연기를 시작한 신지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무난하게 소화하더니,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토루프에서 중심축이 뒤로 쏠려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했다. 이어지는 과제들을 결점 없이 마친 그는 입을 앙 다문 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무대를 나갔다.

합계 점수는 65.66점. 지난 6일 단체전(국가대항전) 여자 싱글에서 받은 68.80점에서 소폭 떨어졌다.

피겨 신지아가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신지아는 “연습한 만큼 못 보여줘 아쉽고 속상하다”며 “단체전보다 개인전이 살짝 더 긴장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남아 있는 프리 무대를 위해 아쉬움은 접어두고 나아가겠다”며 “점프 컨디션은 굉장히 좋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했다.

17일 오후(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사카모토 가오리가 경기를 마친 뒤 관객이 던져준 가방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밀라노=장련성 기자

여자 싱글 쇼트 1위는 나카이 아미(일본)가 차지했다. 첫 점프로 고난도 트리플 악셀을 선보인 그는 총점 78.71점을 받아 세계 1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제쳤다. 2022 베이징 대회 동메달리스트로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사카모토는 29명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77.23점)를 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알리사 리우(미국·76.59점)와 지바 모네(일본·74점), 아델리야 페트로시안(개인중립선수·72.89점)이 이들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