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역사상 개인 최다 메달 기록(9개)에 도전 중인 크로스컨트리 황제 요하네스 클레보(30·노르웨이)의 눈밭 질주가 화제다. 걷기만 해도 숨이 찰 것 같은 눈 덮인 오르막을 스키를 신은 채 시속 18.4㎞로 뛰어서 올라간 것이다.
지난 10일 열린 밀라노 코르티나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스프린트 클래식 결승. 1.5㎞를 ’11자' 주법으로만 달리는 레이스. 클레보는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유지하며 240m 길이의 마지막 오르막 구간에 진입했다. 경사도가 7%였는데 클레보는 마치 100m 육상 경기에 나선 것처럼 성큼성큼 뛰기 시작했고, 금세 2위권과의 격차가 확연히 벌어졌다. 순간 최고 시속은 18.4㎞에 달했다. 100m를 19.6초에 주파하는 스피드다. 클레보는 3분39초74로 결승선을 통과해 이번 올림픽 자신의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눈 위를 미끄러지는 스키의 상식을 무너뜨린 클레보의 괴물 같은 역주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 미국 NBC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클레보의 오르막 질주 영상은 조회 수 1500만을 돌파했고, 팬들은 “설원의 우사인 볼트” “올림픽 역사에 남을 레이스”라며 열광하고 있다. 같은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벤 오그든(미국)은 “클레보는 설원에서 혼자만 (육상 같은) 다른 종목을 하고 있었다”며 “나는 우승을 원하지만, (클레보 때문에) 사실상 2위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클레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이미 대회 2관왕에 오른 클레보는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을 7개로 늘렸다. 앞으로 출전하는 네 종목에서 두 번만 우승하면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종전 최다 금메달 기록은 여자 크로스컨트리의 마리트 비에르옌 등이 보유한 8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