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모로코와 아르헨티나의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 B조 1차전이 열린 프랑스 생테티엔 스타드 조프루아기샤르는 마치 모로코 경기장 같았다. 프랑스로 넘어온 모로코 출신 이민자가 80만명이 넘고, 후손까지 포함하면 100만명에 달하는 상황이라 어쩌면 당연한 분위기였다. 모로코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수피안 라미히의 연속 득점으로 2-0으로 앞서가자 열광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도 가만있지 않았다. 후반 23분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한 골을 만회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15분이 지난 뒤 크리스티안 메디나가 헤더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극적인 동점골에 흥분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모로코 팬들을 보며 환호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물병과 플라스틱 컵 등이 날아들었다. 연막탄을 던진 과격한 팬도 있었다. 일부 모로코 팬은 그라운드에 난입하면서 경기장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지 않았지만, 위험에 처한 선수들은 서둘러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절차상 메디나 득점 장면에 대한 VAR(비디오판독)이 진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심판은 일단 경기를 중단했다. 관중들이 스타디움을 다 나가고 그라운드를 정리하고 나서야 경기가 재개됐는데 그 사이 2시간이 흘렀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 파리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며 킥오프한 게임이 오후 7시에 다시 치러진 것이다.
도로 그라운드로 나온 선수들은 몸을 풀며 VAR 결과를 기다렸다. 판독 결과 최종 판정은 아르헨티나의 오프사이드로 득점 취소. 경기는 다시 열렸고, 3분 뒤 종료 휘슬이 울리며 간신히 모로코의 2대1 승리가 확정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24 코파 아메리카 우승 멤버인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를 내세운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는 첫 판에 일격을 당하며 8강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
C조 일본은 파라과이를 5대0으로 대파했다.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를 뽑지 않은 일본은 남미 예선 우승팀 파라과이를 맞아 미토 슌스케와 후지오 쇼타가 두 골씩 터뜨리며 완승했다. 개최국 프랑스는 A조에서 미국을 3대0으로 물리쳤다. A조 뉴질랜드는 기니를 2대1, B조 이라크는 우크라이나를 2대1, C조 스페인은 우즈베키스탄을 2대1로 각각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