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당시 남녀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우진(왼쪽)과 강채영. 그러나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예선라운드에서 탈락해 뛸 수 없게 됐다. /이태경 기자,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궁 간판’ 김우진(31·청주시청)과 강채영(27·현대모비스)이 항저우에 오고도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됐다. 국가대표 중 국가대표를 가려내는 예선라운드 순위 경쟁에 밀려 세부 종목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는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예선라운드가 펼쳐졌다. 예선라운드는 토너먼트 시드 배정을 위해 대회 첫날 치러지는 경기로 개인·혼성·단체전에 출전할 선수가 결정된다.

통상 다른 나라는 엔트리에 포함된 모든 선수가 메달에 도전할 수 있도록 출전 종목을 배정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를 추려 출전권을 몰아준다. 때문에 세계 최강인 한국 선수들에게는 사실상 ‘최후의 국가대표 선발전’인 셈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국가대표팀. 왼쪽부터 오진혁, 이우석, 김제덕, 김우진. /뉴스1

아시안게임 양궁 엔트리는 남녀 각 4명이다. 개인전에 2명, 단체전에 3명이 나간다. 혼성전은 남녀 선수 한 명씩 짝을 이뤄 한 조만 출전할 수 있다. 예선라운드에서 가장 잘한 1명이 개인·혼성·단체전에 모두 나가 3개의 메달을 노릴 수 있고, 그다음 1명이 개인·단체전, 또 그다음 1명이 단체전을 뛴다.

이날 치열한 경쟁 끝에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선수는 김우진과 강채영이다. 김우진은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베테랑으로 2010 광저우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에 앞서서는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우진은 예선라운드에서 675점을 쏴 전체 순위 8위에 머물렀다. 1위 이우석(690점·코오롱), 3위 오진혁(681점·현대제철), 6위 김제덕(677점·예천군청) 등 국내 선수 중에서는 최하위의 성적이다. 이로써 남자 선수 중에는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개인·단체 모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이우석이 개인·혼성·단체전에 모두 출전해 1위를 노리게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국가대표팀. 왼쪽부터 강채영, 최미선, 안산, 임시현. /뉴시스

양궁 월드컵 랭킹 2위로 월드컵 파이널 개인전을 우승했던 ‘최강자’ 강채영 역시 아쉽게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강채영은 668점으로 전체 5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앞순위가 모두 대한민국 선수들이었다. 1위 임시현(678점·한국체대), 3위 안산(672점·광주여대), 4위 최미선(672위·광주은행)이다.

남녀 예선전을 모두 마친 양궁은 2일 오전부터 리커브와 컴파운드 혼성전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본선 무대가 펼쳐진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걸린 총 10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