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선. 많은 팬의 관심은 역대급 재능으로 불리는 두 ‘국민 스타’의 맞대결에 쏠렸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과 점프대 등 다양한 코스를 통과하며 기술을 구사하는 종목이다.
아일린 구(19)는 지난 8일 빅에어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중국 대륙을 들썩이게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태생의 이민 2세로 2019년부터 중국 대표로 활약 중인 그는 홈 무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이번 대회 최고 스타가 됐다. 중국 팬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어 특급 광고 모델로 떠올랐다.
켈리 실다루(20)는 에스토니아의 ‘국민 여동생’으로 통한다. 산이 없는 에스토니아에서 나고 자라 X게임에서 5개의 금메달을 따는 등 세계적인 스키 스타가 된 그는 자국 관광청에서 꼽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에스토니아인’ 1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환호한 이는 아일린 구도, 실다루도 아닌 스위스의 마틸데 그레모(22)였다. 평창 올림픽 슬로프스타일 은메달리스트인 그레모는 14일 예선에서는 12위로 처지면서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턱걸이로 올라왔다. 결선에선 1~3차 시기를 벌여 그 중 가장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그레모는 결선 2차 시기에서 86.56점을 얻으며 단숨에 선두가 됐다. 1~2차 시기에서 부진했던 구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86.23점을 받으면서 2위로 올라섰다.
3차 시기 마지막 주자는 실다루. 1 차 시기에서 82.06점을 받은 그는 막판 대역전을 노렸지만, 78.75점에 그치며 그레모와 구에 이어 동메달에 만족했다. 에스토니아가 동계 올림픽에서 22년 만에 따낸 메달이었다.
실다루의 레이스가 끝나고 금메달을 확정한 그레모는 스위스 국기를 몸에 두르고 기쁨을 만끽했다. 8일 빅에어 동메달에 이어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그는 “꼴찌로 결선에 올랐지만, 스키에 대한 열정으로 오늘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메달을 가져간 구는 환하게 웃으며 아낌 없는 축하를 보냈다. 그는 “빅에어에 이어 또 한번 마지막 시기에서 잘해냈다. 정말 특별한 은메달”이라며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중국과 전 세계 소녀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스키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은을 수확한 구는 18일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종목으로 꼽는 하프파이프에서 다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