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23·강원도청)은 앞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을 이끌었던 에이스들과 질주 방식이 다르다. 김동성, 안현수(빅토르 안), 임효준은 키가 170cm 초중반으로 레이스 초반엔 뒤에서 체력을 비축하다가 후반에 치고 나갔다. 이들보다 체격이 좋은 황대헌(키 180cm, 몸무게 77kg)은 시작부터 선두에 서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며 자리를 지킨다.
황대헌은 다섯 살 때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일곱 살 때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빅토르 안(37) 현 중국 대표팀 코치가 당시 한국 대표로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르는 것을 보며 올림픽 꿈을 키웠다. 초·중 시절 전국대회를 휩쓸며 ‘수퍼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6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황대헌은 4년 전 평창 올림픽 때 대표팀의 고등학생 막내였다. 500m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1500m 결승과 1000m 준준결승에서 모두 넘어져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했다. 3년 전에는 당시 대표팀 에이스였던 임효준(중국 귀화)과 훈련 도중 성추행 논란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임효준은 이 사건으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황대헌은 작년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했고, 올 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거머쥐며 확고부동한 남자 대표팀 간판으로 올라섰다.
그는 올림픽 기간 설 명절이 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이번 대회를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결국 중국의 노골적인 편파 텃세를 물리치고 자신의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