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25)에 이어 오세훈(23)도 말을 갈아 탈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이 아니다. 일본 J리그 중하위권 시미즈 S펄스로 둥지를 옮긴다.

K리그의 한 관계자는 28일 "오세훈이 시미즈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이 설득했지만 최종적으로 바이아웃을 행사하는 것으로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바이아웃은 150만달러(약 18억원)로 알려졌다.

오세훈은 이른 나이에 병역을 해결하고 지난해 여름 울산으로 돌아왔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최전방에서 고군부투했다. 울산 복귀 후 19경기에서 7골-1도움을 기록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킬러'다. 한국 축구는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은 외국인 선수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오세훈은 그 속에서 진주같은 존재다.

하지만 헤르타 베를린행을 예약한 이동준처럼 유럽도 아니고 바이아웃까지 행사하면서 지난 시즌 J리그에서 14위를 차지한 시미즈로 이적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유럽이라면 '제2의 도전'을 위해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 정상인 울산보다 레벨이 낮은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선수에게도 득될게 없다.

울산 구단도 문제다. 올 시즌 K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바이아웃'을 남발한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더구나 오세훈은 울산의 유스 출신이고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았다.

울산은 현재 외국인 공격수 수혈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오세훈까지 나간다면 공격수는 박주영 뿐이다. 울산이 개막도 하기 전에 젊은 선수들의 이탈로 위기를 맞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