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구FC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솔직히 은퇴까지도 생각했다."

대구FC는 2018년 FA컵 우승을 차지한 후부터 승승장구 하기 시작했다. 2019 시즌과 지난 시즌 연속으로 K리그1 파이널A에 진출했고, 올해는 2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복귀한다. 2019년 개장한 새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와 함께 강팀, 인기팀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 기간 너무도 아팠던 한 선수가 있다. 대구 수비 라인의 핵심 홍정운. 그는 2019 시즌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하다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당했다. 보통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수술과 재활에 드는 시간이 거의 1년 가까이 필요하다.

홍정운은 눈물 겨운 재활 끝에 2020 시즌을 앞두고 돌아왔다. 주장이라는 중책도 맡았다. 하지만 하늘이 무심했다. 홍정운은 지난해 다시 한 번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왼쪽 무릎이었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한 번 이를 악물었다. 홍정운은 경남 남해 전지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대구로 복귀했다. 100% 회복 상태는 아니라 연습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훈련은 동료들과 함께 했다. 홍정운은 "다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팀 훈련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웬만한 훈련도 다 소화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홍정운은 악몽같았던 부상 상황에 대해 "지난 시즌 주장도 됐고, 2019년에 크게 다쳤었기 때문에 팬들에게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의욕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보니 또 큰 부상이 찾아왔던 것 같다. 다칠 당시에는 누구에게 어떤 마음이었다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실망이 컸다"고 돌이켰다.

홍정운은 이어 "솔직히 은퇴까지도 생각했다. 처음 다쳤을 때 재활이 정말 힘들었다. 그 과정을 이겨낸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쳐, 다시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나에게는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형제 등 가족이 있었다.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정말 큰 힘이 됐다. 이 힘으로 힘든 과정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다시 몸은 정상이지만, 충격적인 부상을 연달아 당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홍정운은 "괜찮다. 훈련을 시작하며 '어?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장에 조금 더 적응하고, 지속적으로 운동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정운이 자리를 비운 사이 주장은 상주 상무에서 전역하고 돌아온 김진혁으로 바뀌었다. 홍정운은 이에 대해 "주장직을 내려놓은 건 아쉽지 않다. 내 몸이 완전치 않아 스스로 내려?J따. 주장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내가 몸이 100% 완전해지면, 그 때 다시 탐을 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정운은 올시즌 목표에 대해 "올해만큼은 큰 욕심이 없다. 부상 없이 축구화를 신고 꾸준하게 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