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LA올림픽, 2032년 올림픽을 빛낼 선수들을 지금부터 잘 준비시키겠다."

새해 한국중고펜싱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시드니올림픽 펜싱영웅' 김영호 로러스펜싱클럽 총감독(50)이 펜싱코리아의 미래를 향한 단단한 다짐을 전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2일 제13대 한국중고펜싱연맹 회장 선거에서 최다득표하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펜싱 종목에서 경기인 출신이 전국 단위 협회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 펜싱 챔피언 출신 수장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김 신임회장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플뢰레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레전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코치로 활약했고, 2008년부터 로러스 펜싱클럽 총감독으로 활동하며 꿈나무 육성 및 생활체육으로서의 펜싱 저변 확대를 위해 헌신해왔다. 그의 딸 김기연(20·대구대2) 역시 '부전여전', 여자 플뢰레 동급 최강 에이스다. 딸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학교 현장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 경기장을 돌아본 만큼 학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김 회장은 "선수 시절 말로 다할 수 없는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내가 받은 사랑을 우리 중고등학생 선수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꿈나무 하계, 동계 전지훈련처럼 과거 좋았던 제도들도 부활시키고 싶다. 중고선수들의 진로와 직결된 대학 스포츠도 위기다. 향후 대학 펜싱팀 3~4개를 창단해 선수들이 공부와 학업을 잘 병행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선수, 지도자, 학부모로서 현장에서 직접 느꼈던 아쉬움을 떨치고 싶다. 우선 아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겨룰 수 있는 대회를 많이 만들 것이다. 매년 12월엔 최고의 선수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도 해보고 싶다. 스폰서도 유치하고 최고 선수들의 활약을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체육, 생활체육과의 상생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13년간 펜싱클럽에서 감독으로 일하면서 동호인들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이 많다. 최근 펜싱클럽, 동호인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 펜싱 저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선수, 일반학생 모두를 위한 펜싱 활성화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올림픽 챔피언답게 후배들의 성장과 '펜싱코리아'의 미래를 위한 책임감은 확고했다. "올해 도쿄올림픽, 2024년 파리올림픽 때까지는 우리 대표팀의 기량이 잘 유지될 것이다. 파리 이후에도 펜싱코리아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앞서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