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인이 세운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16일 제107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고시엔 구장에 울려퍼지는 한국어 교가를 따라부르고 있다. 왼쪽에서 둘째가 교토국제 에이스 좌완 니시무라 잇키./스포츠불

1915년 창설된 일본 최고 권위의 고교야구 대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2연패(連覇)를 이룬 학교는 그간 여섯 학교밖에 없었다. 전년도 우승교라 할지라도 본선 자동 진출권이 주어지지 않아 지역 예선에서부터 다시 올라와야 하고, 여기에 에이스였던 3학년 학생들이 졸업하면 사실상 새로운 멤버로 전력을 꾸려 이듬해 대회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이 본선 문턱도 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지난해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재일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올해 대회에서도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토국제 야구부는 16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甲子園) 구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3회전에서 가가와현 진세이가쿠엔고를 3대2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앞으로 3승이면 ‘여름 고시엔’이라 불리는 이 대회에서 사상 일곱 번째 2연패의 주인공이 된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접전이었다. 교토국제는 이날 1회부터 상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고 선취점을 냈다. 하지만 5회에 두 점을 내줘 역전당했고, 8회 공격에서 2·3루 기회에 3번 타자 오가와 라이토(2학년)의 적시타가 터져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6회에 등판한 교토국제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3학년)가 9회까지 무실점 역투하면서 3대2 승리를 지켰다.

올 대회 교토 지역 예선에서부터 지난 13일 군마현 겐다이타카사키고와의 32강전에 이르기까지 무려 다섯 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한 니시무라는 이날 마운드가 아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대신 동급생 우완 사케타니 요시키가 선발로 올랐다. 시속 145㎞의 강속구 직구를 자랑하는 그는 지난해 대회엔 견갑골 부상으로 불참했다.

이날 4회까지 진세이가쿠엔의 공격을 틀어막은 사케타니는 5회에 두 번의 볼넷을 내준 뒤 맞은 2사 만루 위기에서 적시타를 허용해 2점을 내줬다. 이후 니시무라에게 글러브를 넘겼다. 니시무라는 4이닝 2피안타 7탈삼진으로 역투했다.

교토국제는 19일 야마나시현 야마나시가쿠인고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겨룬다. 야마나시가쿠인은 이날 오카야마가쿠게이칸고를 상대로 14대0의 압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