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1~16)=국제대회는 역시 여러 나라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일 때 제맛이 난다. 5월 19일,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을 대표하는 각국 선수들이 경기도 광주 소재 곤지암리조트 홀을 꽉 채우면서 29번째 LG배의 봉화(烽火)가 타올랐다. 뒤이어 20일엔 본선 24강전 여덟 판이 열렸다. 오전 10시. 심판을 맡은 김기용 8단의 대국 개시 선언과 동시에 첫 착점 소리가 천둥 치듯 쏟아지는 가운데 1년 레이스가 시작됐다.
한국 원성진(39)과 중국 셰얼하오(26)가 맞붙은 이 판을 가장 먼저 게재한다. 세계 정상 정복 경험자들이란 무게감과 함께 항상 주목받는 한·중전이란 점도 작용했다. 셰얼하오가 흑백을 못 맞혀 선택권을 갖게 된 원성진이 백을 골랐다. 초반은 쌍방 빠른 템포. 작전의 기로를 맞은 백이 6에 처음 4분을 썼다.
7~13은 인공지능의 개발품이지만 지금은 지극히 보편적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좌상귀 목(目)자 굳힘에 15로 붙여간 수 역시 AI가 몰고 온 수법이다. 이에 대한 백의 대응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로 아래쪽을 젖히는 수법도 유력하다. 참고도는 가장 흔한 진행 중 하나. 백이 우하귀 흑의 배석(配石)을 고려해 16의 젖힘을 선택하면서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