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보>(97~108)=한상조는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수업에서 처음 접한 바둑에 흠뻑 빠졌고 그것이 평생 진로를 결정했다고 한다. 입단 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다 올해 들어 폭발을 시작했다. 바둑 리그에서 종횡무진하더니 이번 LG배를 통해 첫 세계 메이저 본선 진입의 꿈을 이뤘다. 수년 전부터 매달려온 인공지능(AI) 공부가 도약의 원동력이란 후문이다.

백이 △로 끊어온 장면. 여기서 흑으로부터 결정적 실착이 등장한다. 참고도를 보자. 흑 1로 한 칸 뛰는 수가 놓쳐선 안 될 급소. 백이 2로 연결할 수밖에 없을 때 3을 선수한 뒤 5로 봉쇄했으면 중앙 흑세가 활짝 피어났을 것이다. 계속해서 6의 절대수를 기다렸다가 A의 곳으로 선공(先攻)을 가했으면 주변이 온통 새카매 흑이 우세를 잡았을 것이다.

실전에선 그 수순을 놓치고 백이 100으로 머리를 내민 형상이 됐다. 앞서 보여준 흑 ▲의 묘수도 씻겨 내려갔다. 하긴 106까지 선수로 백 □ 두 점을 싸안은 전과도 작지는 않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할까. 백이 좌하귀 일대를 장악했지만 흑도 우중앙이 크고 107을 선점해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백은 108로 끊어 새 전단을 모색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