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기도청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바란다’라는 민원 게시판에 글 한 건이 올라왔다. 국가대표이자 경기도청 여자 펜싱 에페팀 주장인 임모(29)씨가 올린 글이었다. “새로운 코치님이 우리 팀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수 시절 술을 마시고 숙소에서 쉬고 있던 선수를 대신 운전하라고 불러내 수차례 폭행하는 등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코치가 될까 두렵고 걱정됩니다.”
글에서 거론하는 대상은 경기도청 펜싱팀 코치로 취임할 것으로 알려진 A씨. 임씨는 3일 “과거 함께 훈련한 적이 있었는데 강압적인 어투와 무서운 행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 오는 10일부터 함께 훈련한다고 하는데, 운동을 그만둘 생각까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 그와 함께 훈련했다는 여자 에페 신모(28)씨 역시 “내가 인사를 잘 안 한다며 ‘싸가지 없는 X’이라고 했다. 무서워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A씨는 2008년 펜싱 국가대표팀에서 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던 과거가 있다. 그는 “안 좋은 기억 탓에 후배들에게 평소 더 각별히 조심한다. 욕설도 자제한다”고 했다. 임씨의 글에서 A씨에게 폭행당했던 선수로 지목받은 B씨는 “해괴한 이야기다. 존경하는 선배였다”라면서 “미리 부탁을 받고 운전을 하러 갔다가 장난식으로 엉덩이를 한 번 툭 차였던 적이 있다. 기분은 전혀 상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이번 선수들 민원의 배후에는 이번 코치직을 두고 경쟁했던 사람이 있다”고 했다. 펜싱 유소년계에서 손꼽히는 중학교를 15년 동안 이끌었던 김모 코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김 코치가 경기도청 여자 에페 코치직에서 자신에게 밀려 탈락하자, 제자들을 통해 흠을 잡으려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A씨에 대해 말한 두 선수 모두 김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
김 코치는 “제자들과 상관이 없다. 애초에 (경기도청) 코치직에 큰 미련이 없는 상태”라고 배후설을 극구 부인했다. 그리고 “B씨는 회유당한 것이다. 당시 B씨와 함께 언론에 제보하려 했는데 A씨가 나선 끝에 없던 일처럼 돼버렸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4일 경기도청 여자 에페팀 코치로 정식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기도청으로부터 팀 관리를 위임받은 경기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임용예정자가 등록을 하면 관계기관이 법령 및 규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회한 후 임용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김 코치는 채용 결과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금 나는 펜싱계를 떠났지만,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 유일한 사람이 A씨”라며 “이런 이야기가 사실인 양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