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1~23)=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LG배와 함께 찾아왔다. 아마추어 예선에 돌입할 즈음이면 매섭던 북풍은 힘을 잃고 나뭇가지엔 새순이 돋는다. 한 달 뒤 프로 예선으로 넘어갈 무렵이면 꽃 내음과 녹음(綠陰)이 천지를 뒤덮을 것이다. 새로운 축제의 맨 앞줄을 채운 것은 올해도 스무 살 안팎의 때 묻지 않은 아마추어 청년들이다. 3월 14일 한국기원.
돌을 가린 결과 97년생 임지혁이 흑을, 2009년 태어난 한주영이 백을 잡았다. 26세와 14세의 띠동갑 대결이다. 10으로는 참고 1도 1이 보통이지만 선수를 뽑겠다는 뜻. 8까지 봉쇄된다면 답답하다. 15로는 과거엔 참고 2도가 많았는데 흑이 너무 눌렸다는 결론과 함께 폐기됐다.
백도 16으로 참고 3도 1이면 8의 절호점을 내주게 돼 내키지 않는다. 16부터 20까지는 행마법이자 최신 정석. 흑은 21로 단수 쳐 굴복시킨 뒤 손을 빼 23으로 터를 잡았다. 초반부터 젊음의 예기(銳氣)가 불꽃처럼 어우러지고 있다. 백의 다음 한 수는 어디가 최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