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49~54)=당대 최고수가 신진서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질주하던 그 신진서가 작년 말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11월 LG배 준결승에서 양딩신에게, 12월 춘란배 준결승선 리쉬안하오에게. 그렇다면 승자 둘 중엔 누가 더 셀까.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난 연말 초미의 화제였던 ‘치팅 논란’의 두 주역이다.

49는 정수. ‘가’로 뿌리째 끊어 싸우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힘들지만 참고 1도서 보듯 무리다. 마치 기차놀이 하듯 외길 코스를 거쳐 16에 이르면 흑이 사석전법에 보기 좋게 걸려든 형상. 버리는 돌 몇 점에 집착하는 소탐(小貪)의 강(江)을 건너지 못하면 고수의 땅에 상륙할 수 없다.

15분의 장고 끝에 놓인 51을 향해 AI가 또 한 번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참고 2도 1의 껴붙임이 급소라는 것. 백 4, 6의 후퇴가 불가피할 때 7, 9로 하변을 초토화했더라면 이제부터의 바둑이었다. 52는 타이밍. 54에 손이 돌아와 흑 ‘나’의 껴붙임 기회는 사라졌다. 여기서 흑이 ‘다’로 잇는 것은 필수일까, 선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