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보>(73~93)=특정 기사 한 명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24연승을 달린다는 건 좀체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 고난도 기록을 작성한 사람이 신진서다. 2020년 11월부터 만 2년간 중국 기사를 상대로 단 한 판도 지지 않았다. 경이로운 연승 행진은 아쉽게도 지난달 일단 중단됐지만, 24승 무패는 세계 바둑사에서 불멸의 기록으로 오래 보존될 것이다.

백 △ 붙임은 적세가 강한 곳에서 터를 잡을 때 동원하는 상투 수법. 75로 92에 두어 공격하는 것은 참고 1도에서 보듯 10, 12의 호수로 20까지 산다. 76부터 82까지 선수로 중앙을 강화한 테크닉이 눈부시다. 83은 정수. ‘가’로 잡는 것은 백에게 83을 선수당하고 ‘나’로 견딜 수 없다.

84 붙임은 예정 코스. 여기서 85가 형세를 급격하게 백쪽으로 기울게 만든 결정적 문제수였다. 92까지 백 침입군을 너무 크게 살려준 것. 85로는 87에 두고 백 85, 흑 90으로 근거를 빼앗는 게 최선이었다. 미위팅은 87에 19분을 장고했지만 참고 2도처럼 버틸 수도 없는 노릇. 졸지에 우하귀 안방을 빼앗긴 흑이 93에 손을 돌려 만회를 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