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57~72)=사람처럼 바둑에도 상(相)이 있다. 이 바둑은 격렬한 전투 없이 영역 싸움으로 이어져왔음이 한눈에 드러난다. 57로 그냥 61은 참고 1도서 보듯 잘 안 된다. 참고 2도는 흑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진행. 미위팅은 고민 끝에 57~61로 넘어갔지만 그 과정에서 출혈도 컸다.

62는 반상(盤上) 최대의 요소. 경계선을 백이 유리하게 이끄는 중요한 거점이었다. 흑이 68까지 싹싹하게(?) 상변 땅을 몽땅 백에게 내준 것은 헤펐다. 67로는 ‘가’로 두고 백이 ‘나’쯤 삭감해올 때 ‘다’로 삭감하는 방법이 있었다.

당연해 보이는 71도 문제. AI가 참고 3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형세가 불리한 만큼 상변 백집 파괴를 지렛대로 중앙에서 변수를 만드는 발상이 긴요했다는 것. 10분의 장고를 거쳐 백 72가 놓였다. 우변 흑진을 폭파하겠다는 노골적 선언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