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1~15)=신진서(22)와 미위팅(26)은 묘한 관계다. 중요한 길목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 이달 초 끝난 삼성화재배서 신진서가 6연승으로 우승할 때 미위팅이 첫판 상대였고, 17일 뒤엔 LG배 8강전서 다시 만났다. 지난 2월 농심배서 무효 처리된 판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7국째다. 오죽하면 신진서 자신이 “악연이라면 악연”이라 했을까.
돌가리기에서 신진서가 홀짝을 못 맞혔고, 선택권을 갖게 된 미위팅이 흑을 가져갔다. 전반적으로 백의 승률이 좋은 요즘 추세에 비춰보면 의외의 선택이다. 4까지 쌍방 두 귀씩 화점이 채워졌다. 이렇게 되면 반상(盤上) 4개의 삼삼은 초반 침입의 교두보가 될 것이 확실하다. 아니나 다를까, 9까지 빛의 속도로 좌하귀 주인이 바뀌었다.
백도 뒤질세라 10으로 침입, 14까지 ‘등기 이전’을 마친다. 13으론 14에 두는 수법이 자주 나온다. 참고 1도 19까지는 실전 예 중 하나. 실전보 14 다음 흑의 선택도 여러 가지 있는데 참고 2도도 그중 하나다. 미위팅은 서둘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는 듯 우상귀 착점을 보류하고 15로 우하귀 굳힘을 택했다. 공을 넘겨받은 백이 작전의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