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29~45)=와일드카드는 일단 탈락한 기사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제도다. 신민준은 지난달 명인전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신진서를 꺾고 우승했다. 제23회 LG배서 한국 기사 중 홀로 4강에 들었을 때도 그랬다. 제8회 삼성화재배(조치훈)와 2회 비씨카드배(이세돌) 우승자도 주최 측 초청 케이스였다. 갑작스러운 행운에 부담 없이 출전하다 보면 호성적이 따르는 모양이다.

백이 △로 내려빠진 장면. 여기서 흑이 참고 1도 1, 3으로 끼워 이으면 10까지 예상되는데 흑의 실리보다 백의 외세가 좋다. 커제가 29로 잡고 31로 젖혀 넘어간 이유다. 32는 매우 좋은 곳이지만 ‘가’에 붙이는 맥점으로 중앙을 좀 더 확실하게 싸바르는 작전도 유력했다. 이제 흑 33은 당연. 아직 형세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

34는 좌변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이 수로는 참고 2도 1로 틀어막아 9까지 상변을 확보하는 수법도 가능했다. 34면 37까지는 이렇게 될 자리. 대망의 38을 차지하자 좌변 백세가 입체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커제는 이번에도 서두르지 않고 39로 또 삼삼에 침입, 45까지 4귀생을 완성했다. 백은 일관되게 두터움을 지키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