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보>(131~143)=초일류 기사가 되려면 깊은 수읽기와 정밀한 형세 판단 능력은 기본이다. 불리할 때 폐허를 딛고 일어설 불굴의 저항력이 없으면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침착함, 끈기, 냉정함, 배포 등 정신적 요소가 그 역할을 한다. 신진서는 전기 LG배에서 결승 두 판 모두 절망적 상황을 뒤집고 우승, 그 모델을 보여주었다.

백 대마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될 듯하더니 133으로 손을 돌렸다. 뭐가 걸렸을까. 참고 1도를 보자. 7까지 눈을 없애도 8, 10으로 패를 만드는 버팀수가 있다. 이 패는 A, B, C 등 백의 자체 팻감이 많아 흑이 불감당이다. 136까지 상변 백이 선수(先手)로 완생해선 형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하지만 신진서는 137로 끊고 묵묵히 추격한다. 좌하귀 흑의 생사, 하중앙 구획 정리 등 집과 두터움에서 놓칠 수 없는 요소다. 140은 낙관의 한 수. 참고 2도 5까지 정리하고 D와 실전보 143을 맞봤으면 결정타가 됐을 것이다. 141로 △ 한 점을 완전히 잡고 143으로 살려선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