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애시 이후 무려 50년 만에 US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 오르는 미국 흑인 선수가 나왔다. 그것도 애시의 이름을 딴 코트에서 역사를 썼다. 애시는 1970년대에 활약한 미국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다. 지금까지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유일한 흑인 선수이기도 하다. 애시는 호주오픈(1970), 윔블던(1975), 그리고 US오픈(1968)에서 우승했다.

세계 랭킹 26 위인 프랜시스 티아포(24)는 8일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11위 안드레이 루블료프(25·러시아)를 3대0(7-6<7-3> 7-6<7-0> 6-4)으로 완파했다. 티아포는 16강전에선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는데, 8강 관문도 넘어서면서 앤디 로딕(은퇴) 이후 16년 만에 US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 오른 미국 선수가 됐다. 그는 메이저 대회 준결승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기쁨도 누렸다.

티아포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버지로부터 테니스를 배웠다. 아버지가 테니스 코트 관리자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라켓을 쥐었다. 티아포는 ‘차세대 나달’로 불리는 카를로스 알카라스(19·스페인·4위)와 10일 결승 진출을 놓고 징검다리 승부를 펼친다. 알카라스는 8강에서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21·13위)와 5시간 15분 혈투 끝에 3대2(6-3 6-7<7-9> 6-7<0-7> 7-5 6-3) 역전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랐다.

여자 단식 8강에선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가 미국의 제시카 페굴라(28·8위)를 2대0(6-3 7-6<7-4>)으로 눌렀다. 시비옹테크는 9일 아리나 사발렌카(24·벨라루스·6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