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1~16)=디펜딩 챔프 신진서가 일본 기사 위정치와 겨룬 16강전이다. 전기(前期) 우승자 자격으로 시드를 받아 24강전(1회전)을 건너뛰고 2회전에 직행했다. 전기(前期) 결승서 중국 양딩신을 ‘기적 드라마’로 물리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7개월의 시간이 흘렸다. 이 바둑이 신진서의 LG배 사상 최초의 연패(連覇)를 향한 첫 발자국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흑을 잡은 신진서의 처음 두 수는 화점이다. 최근 자주 등장하지 않는 2연성(連星)에서 그의 새로운 의욕이 느껴진다. 5로 백 귀에 침투해 9로 한 칸 뛴 데까지는 최신 유행 포석. 10은 두터운 수로, 이 수 대신 우상귀에 ‘보복 침투’할 수도 있다. 참고도는 하나의 예. 11로는 ‘가’에 늘어서 받는 수도 자주 등장하는데 전혀 다른 바둑이 된다.

12는 외곽을 한 수로 봉쇄하는 급소. 12 대신 ‘나’에 두고 흑 ‘다’, 백 ‘가’, 흑 ‘라’를 교환한 뒤 손을 빼는 수법도 있다. 13 때 14는 약간 낯선 수지만 좌변 배석(配石)을 고려한 협공이다. 15는 상대에게 16의 차단을 유도하는 수. 과연 백은 즉각 16에 붙여 차단 공격에 나선다. 바야흐로 좌상귀가 이 바둑 최초의 화약고로 떠오를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