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토트넘 훗스퍼(잉글랜드)와 세비야(스페인)의 친선경기는 그 어떤 경기보다 치열했다.

토트넘과 세비야는 이날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친선경기였지만, 양팀은 몸을 사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선제골은 토트넘에서 터졌다. 손흥민과 케인의 멋진 합작품이었다. 후반 3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헤리 케인이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 손흥민과 세비야 곤살로 몬티엘이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FC의 경기에서 전반전을 마친 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뉴스1

곧바로 세비야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18분 라키티치가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올렸다. 팽팽하게 맞섰던 경기는 1-1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선수들 간 거친 몸싸움도 나왔다. 전반 43분 세비야 수비수 몬티엘은 손흥민의 드리블을 저지하려다가, 손흥민 팔꿈치에 입을 맞아 피를 흘렸다. 몬티엘은 경기장 밖으로 나가 지혈까지 했다.

주심이 전반 종료를 선언한 후, 몬티엘은 갑자기 손흥민에게 다가가 항의를 했다. 손흥민은 몬티엘의 어깨를 밀며 맞대응했다. 이를 본 양팀 선수들이 우르르 뛰어와 상대팀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토트넘 손흥민과 세비야 곤살로 몬티엘(2번)이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2차전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FC의 경기 전반전이 끝난 뒤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황에서, 손흥민에게 다가가는 상대 선수들을 말린 세비야 선수가 있었다. 작년까지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은 라멜라였다. 17번 유니폼을 입은 라멜라는 몬티엘을 끌어안으며 진정시켰다. 덕분에 양팀 선수들은 큰 충돌 없이 라커룸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 명문 리버 플라테 출신인 라멜라는 2011~2013년 AS 로마에서 활약한 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 케인 등과 함께 뛰었다. 주전 경쟁에서 손흥민에게 밀린 라멜라는 작년에 세비야로 이적했다.

세비야FC 에릭 라멜가 선수가 15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 대연회실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프리매치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라멜라는 이날 경기에서도 토트넘 선수들과 친분을 과시했다. 전반 36분 토트넘 모우라게 했던 태클이 미안했는지, 끌어안으며 달래줬고, 손흥민-몬티엘 신경전 후에도 토트넘 벤치 쪽으로 다가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 후에는 손흥민과 진한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라멜라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은 항상 멋지고 발전하는 선수였다. 매년 강해진다. 손흥민의 멋진 퍼포먼스가 놀랍지 않다. 항상 준비를 잘하고 언제나 잘했던 선수다”라고 추켜세웠다.

1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 FC의 친선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동료였던 세비야 라멜라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