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보>(142~158)=두 대국자 모두 100수가 넘어서면서부터 초읽기에 쫓기기 시작했다. LG배 국내 선발전의 1인당 제한시간은 1시간이고, 이를 소진하면 40초 초읽기 5회로 꾸려가야 한다. 본선 토너먼트(3시간·40초 5회)에 비하면 생각할 시간이 크게 부족하다. 바둑이 끝내기 국면에 들어가면서 시간 관리도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흑 ▲가 지난 보 마지막 수. 최정은 142를 선수 후 중앙을 둘러보더니 144를 차지했다. 그럴듯한 자리로 보였지만 인공지능은 “먼저 참고도 1에 두어 2와 교환 후 3으로 뛰었으면 백의 4~5집 우세”란 판정을 내렸다. 마지막 초읽기가 시작된 흑의 맹추격이 계속된다. 145는 146과 교환하는 자체만으로도 이득이라는 소위 ‘비마(飛馬)’ 끝내기다.

147~150은 이렇게 정리될 자리. 그런 뒤 151 자리에 흑돌이 내려앉았다. ‘가’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중앙 전투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교두보다. 앞서 백에게 참고도의 수순을 강조한 AI의 지적이 비로소 와닿는다. 백 152는 흑에게 자기 집을 메우고 살 것을 강요하는 기분 좋은 끝내기. 백이 156, 158로 좌중앙 건설에 나서면서 문제의 장면이 등장한다. (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