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53~67)=신진서는 “결승 1국은 양딩신이 워낙 잘 둔 판이어서 나의 패배로 끝났더라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승부사들은 보통 내용보다 결과에 연연하는데 신진서는 이 점에서도 남다르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대처하는 냉정함이야말로 그가 세계 정상을 밟게 된 진짜 비결일지 모른다.

백이 △로 끊어간 장면. 여기서 흑은 참고 1도 1, 3을 선수하고 5에 붙이는 처리도 있었다. 12까지 실리를 취하고 선수를 뽑아 A로 끊어 불만 없는 진행이다. 그러나 신진서는 중앙에 백의 두터움이 형성되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듯 이 안을 기각했다. 53이면 54~56의 필연적 수순을 거쳐 57까지 백중세란 진단이다.

60은 중원 주도권과 관련된 요소. 하지만 참고 2도 1, 2를 선수 교환한 뒤 3에 두어야 했다. 7까지 백의 중앙을 키우면서 상변 흑을 노릴 수 있었다는 것. 62로 나간 수는 기세였고, 흑 63도 이제는 필수다. 64, 66의 행마법으로 중앙을 정비하고 흑 67로 뚫은 데까지 예정 코스. 중원 주도권을 둘러싼 흑백 간 지략 싸움이 불을 뿜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