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라파엘 나달(스페인·5위)은 왼발이 아프다. 발바닥 관절이 변형되는 ‘뮐러-와이즈 병’을 앓는데 일반 환자들은 통증 없이 걷고자 수술을 받는다.

28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승리하고 환호하는 라파엘 나달./AFP연합뉴스

나달은 2005년 이 병을 진단받고서도 세상 모든 공을 다 받아낼 것처럼 뛰어다니는 테니스로 이름 날렸다. 특별히 고안한 신발 깔창이 효험을 발휘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통증이 심해져 작년엔 6월 프랑스오픈 이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런데도 올해 호주오픈에 복귀한 것은 이 대회가 그에게 각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오픈에선 ‘흙신’으로 군림하며 트로피를 13번 쓸어 담았는데, 호주오픈은 챔피언에 오른 게 2009년 단 한 차례다. 한 번만 더 호주오픈 트로피를 쟁취한다면 ‘더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은 물론 로저 페더러(41·스위스)나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의 메이저 우승 횟수를 추월한다. 남자 테니스의 전인미답 21회 메이저 우승자가 된다.

마테오 베레티니는 나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AFP연합뉴스

나달은 28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마테오 베레티니(26·이탈리아·7위)를 상대했다. 이날 호주 멜버른에 비가 내려 경기장(로드 레이버 아레나) 지붕이 닫혔다. 나달의 전매특허인 톱스핀 스트로크의 위력이 떨어지는 상황. 그러나 나달은 포핸드는 대포알이어도 백핸드가 무른 베레티니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베레티니의 첫 서브 게임부터 잡아내 1세트를 선취했고, 2세트도 스트로크 대결에서 압도했다. 3세트부터 발 움직임이 둔해져 결국 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에 노련하게 딱 한 게임을 브레이크해 2시간55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세트 스코어 3대1(6-3 6-2 3-6 6-3) 승리.

나달은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2위)와 맞붙는다. 메드베데프는 준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4·그리스·4위)를 세트 스코어 3대1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