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 살 생일을 두 달 앞둔 아저씨가 수영을 한다면 보통 ‘동호인’이라고 여기기 쉽다.

브라질의 니콜라스 상투스(41)는 다르다. 스스로 “나는 마스터스 선수(연령대별 경기에 참여하는 일반인) 같다”고 농담하지만, 그의 기량은 상식이나 선입견을 초월한다.

니콜라스 상투스가 20일 열린 쇼트코스 수영 세계선수권 남자 접영 50m에서 1위를 한 다음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41세인 그는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이 대회에서만 지난 17년 동안 메달 11개를 수집한 궨살아있는 역사궩이기도 하다. /AP 연합뉴스

상투스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20일(현지 시각) 열린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 남자 접영 50m 금메달을 땄다. 이 대회 통산 세 번째로 접영 최단거리 종목 정상을 차지했다. 우승 기록은 21초93. 자신이 2018년 세웠던 세계기록(21초75)에 0.18초가 모자랐다. 2018 항저우 대회 접영 50m에서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령 챔피언이 되더니, 3년 만에 역사를 새로 썼다.

상투스의 나이는 선수보다는 코치가 어울린다. 그는 2위를 한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딜런 카터(21초98)보다 16세, 3위를 한 이탈리아의 마테오 리볼타(22초02)보다는 11세가 많다. 지난달 상투스의 세계기록과 타이를 이뤘던 헝가리의 세바스티안 스자보는 이날 4위(22초14)였는데, 그 역시 상투스보다 16세가 어리다. 1980년 2월 14일에 태어난 상투스가 2001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롱코스·50m)을 통해 메이저 국제대회에 데뷔했을 때 카터나 스자보는 유치원생 나이였다.

상투스는 25m 길이의 풀에서 열리는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17년(2004~2021년)에 걸쳐 통산 11개의 메달(금 5·은 3·동 3)을 획득했다. 올림픽과 규격이 같은 같은 50m 풀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통산 은 2개와 동 1개(접영 50m)를 걸었다. 롱코스 세계선수권 메달 3개를 모두 35세 이후에 따냈다는 점이 놀랍다. 2019 광주 대회는 참가하지도 못할 뻔했다. 브라질 수영연맹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치러지는 종목의 선수들만 광주광역시로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상투스의 주 종목인 접영 50m는 세계선수권에선 열리지만,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다. 올림픽에선 자유형에만 50m 종목이 있다. 상투스는 FINA(국제수영연맹)의 초청으로 운 좋게 한국에 올 수 있었는데, 불혹을 앞둔 나이에 접영 50m 동메달까지 따는 이변을 일으켰다.

상투스는 접영 단거리 전문이다 보니 올림픽에선 시상대에 설 기회가 없었다. 2008 베이징 대회 자유형 50m 16위, 2012 런던 대회 땐 400m 계영 멤버로 9위를 했을 뿐이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특히 쇼트코스에선 전설적인 존재다. 그는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은 부담감을 가질 수 있는데, 나는 여러 번 해봐서 괜찮다. 요즘은 연습 때 내가 가진 세계기록에도 근접하더라”라고 말했다.

상투스가 세계정상권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우선 폭발적인 힘이 중요한 단거리는 훈련량 자체는 많지 않은 편이다. 중장거리는 길고 고된 지구력 훈련이 필수적이고, 개인혼영은 여러 종목을 섭렵하기 위한 기술 연마에 시간이 든다.

상투스는 주중에만 훈련하고 주말엔 쉬면서 아들과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대신 훈련 강도나 집중도를 높인다. 그는 물리치료학을 전공했고, 현재 여러 스포츠 종목의 체력 코치나 물리치료사들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둘러싸인 덕분에 평소 다양한 훈련을 시도해 몸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고, 과학적인 영양 섭취를 하는 것이 ‘롱 런(long-run)’의 비결이라고 한다.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이라는 상투스지만, 선수로서의 피는 여전히 뜨겁다. 그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기분은 언제나 끝내준다. 레이스를 사랑하며, 아직도 레이스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