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시즌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종목 1차 대회에서 우승한 이상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배추 보이’ 이상호(26)가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다음 날, 은메달도 추가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21-2022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상호는 11일 러시아 반노예에서 열린 2021-2022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알파인 평행 대회전 2021-2022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 대회전은 두 명의 스노보드 선수가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이상호는 결승에서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를 0.79초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12일 2차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 회전 결승에선 안드레아스 프로메거(오스트리아)에게 0.27초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FIS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상호가 처음이다. 그리고 연속 우승은 불발됐으나, 이틀 연속 FIS 월드컵 결승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상호는 ‘한국 최초’라는 간판을 여럿 갖고 있다. 2017년 3월 터키 FIS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2018년 평창에서는 평행대회전에서 한국 최초의 설상(雪上) 종목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름보다 ‘배추보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강원도 사북 출신인 이상호가 초등학교 1학년 집 근처 고랭지 배추밭에 만든 슬로프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익혔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그렇게 불린다. 2018년 평창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꽃 대신 배추로 채운 ‘배추 다발’을 받기도 했다. 별명 덕분에 김장 행사에 종종 초청받는 그는 “내 인생을 잘 설명해준다”며 별명을 마음에 들어한다.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2019년 12월 이탈리아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승승장구하던 이상호는 2020년 1월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 뒤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월드컵 첫 우승이 너무 기쁘다”며 “이제 시작인 만큼 끝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을 최고의 성과로 시작한 이상호는 다가오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 사상 첫 설상 종목 금메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