妥協의 예술<제8보>(136~152)

<제8보>(136~152)=고수들의 착점 궤적을 그래픽화하면 부드러운 곡선이 그려질 것이다. 여간해선 일직선으로 상대를 요절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제나 타협 카드를 가슴에 품고 다닌다. 유리할 때는 승리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길이냐의 판단이 타협을 결정한다. 불리할 경우 변화를 통한 돌파구을 노리고 타협한다. 바둑은 유혹, 회유, 압박, 결단이 쉼 없이 교차하는 타협의 예술이다.

136이 마지막 팻감. 이 수 덕분에 138로 끼워 흑을 양단하는 수단이 발생했고 백이 좌변 패싸움을 이길 발판이 마련됐다. 백은 그러나 138, 140의 타협안을 내민다. 좌변 패를 양보할 테니 상변 흑을 대가로 내달라는 내용이다. 고심하던 흑은 141에 두어 상변을 버리기로 결정한다. 참고도처럼 두면 상변은 살지만 A를 내줘 못 견딘다고 보고 버틴 것.

백은 142로 상변 흑을 잡았고, 흑은 그 보상으로 143을 차지해 144의 양보를 얻어내는 타협으로 마무리됐다. 150까지 상변의 수상전은 백이 1수 빠르다. 151은 이제 당연하면서도 큰 자리. 가치가 대폭 줄긴 했지만 좌중앙 패맛은 아직도 남아있다. 자욱했던 포연이 걷히면서 드러난 형세는 백의 확실한 우세다. 152가 또한 멋진 응수 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