騎虎之勢<제7보>(115~135)

<제7보>(115~135)=세계 바둑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다. 박정환이 최근 삼성화재배 첫 정복에 성공함으로써 신진서(춘란배), 탕웨이싱(잉씨배), 미위팅(몽백합배) 등 현역 메이저 세계 타이틀 지도가 또 다시 재편됐다. 커제가 보유했던 신아오배와 바이링배, 천야오예가 원년 챔프에 올랐던 천부배 등 중국 주최 기전들은 2년 넘게 후속 대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좌변 115와 116의 응접이 음미할 만하다. 바로 패싸움이 벌어져 빵때림을 허용할 경우 피해가 너무 크다고 보고 쌍방 조심스럽게 운행 중이다. 하지만 118로 끊고 119로 따내선 더 이상 패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18로 참고도 1, 3으로 받아주면 흑 6까지 상하 백이 양단돼 못 견딘다. 한 박자 늦췄다곤 해도 역시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패싸움이다.

피차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 패싸움의 승부를 가르는 3대 요소는 팻감의 수효, 계산력, 그리고 배짱이다. 대형 패(覇)엔 대형 팻감만 유통된다. 웬만한 팻감은 듣지 않고 해소할 것이다. 백 120, 126, 132, 그리고 흑 123, 129, 135 등은 서로 외면할 수 없는 절대 팻감들. 어지러운 패싸움의 승자는 둘 중 누구일까. (122 128 134…△, 125 13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