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돌(씨름계 아이돌)’ 허선행(22·영암군민속씨름단)이 비디오 판독 끝에 15개월 만에 태백장사에 등극했다.

2021 설날 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에 등극한 허선행이 황소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대한씨름협회

허선행은 11일 경남 합천군 합천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1 설날 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80kg이하) 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문준석(30·수원시청)을 3대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잘 생긴 외모와 탄탄한 실력으로 ‘씨름돌’로 불리는 허선행은 2019년 2월 설날 장사대회를 통해 데뷔했다. 그해 11월 천하장사대회에서 첫 태백장사에 등극했다. 작년까지 양평군청 소속으로 활약했던 허선행은 올해 영암군민속씨름단으로 이적하자마자 통산 두 번째 태백장사에 올랐다.

허선행의 주특기는 밭다리다. 하지만 8강전부터 주특기가 아닌 안다리나 뒤집기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8강전에선 신인 정찬우(부산갈매기)를 상대로 안다리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2대0으로 꺾었다. 준결승전에선 ‘라이벌’ 노범수(울주군청)를 만나 들배지기로 첫 판을 가져왔다. 잡채기에 당해 두번째 판을 내줬지만 세 번째 판에서 들어뒤집기를 성공시키며 2대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인 문준석은 태백장사에 네 차례 오른 베테랑이다. 허선행은 첫 판에 안다리, 두 번째 판에 들어뒤집기를 성공하며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판을 오금당기기와 밀어치기로 내주며 2-2가 됐다. 마지막 판도 문준석에게 빗장걸이를 당하며 지는 듯했다. 하지만 영암군민속씨름단 김기태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문준석의 왼쪽 무릎이 지면에 먼저 닿은 것으로 확인돼 허선행이 극적으로 올해 첫 황소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허선행(오른쪽)이 2020년 1월 손희찬(증평군청)과 함께 충남 홍성군 홍주문화체육센터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신현종 기자

노범수는 3·4위 결정전에서 김윤수(양평군청)을 2대0으로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설날 장사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