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보>(90~98)=세계 메이저 우승 횟수는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 순이다. 구리와 커제(이상 8회)가 동률 4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팬들의 커제를 향한 뜨거운 성원엔 이 구도를 뒤엎어달라는 염원이 깔려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가을 이후 벌어진 잉씨배, 몽백합배, 춘란배에서 모두 중도 탈락했고 LG배 한 대회에서만 결승에 오르는 데 그쳤다.
흑이 ▲로 중앙 백 대마의 퇴로를 막아선 장면. 막상 당하고 보니 백도 운신이 자유롭지 않다. 도주할 공간도 생각보다 극히 제한돼 있다. 90, 92, 94는 거의 ‘이 한 수’의 자리들. 흑은 93, 95가 안성맞춤이다. 설마 “이 대마가 갇히랴” 하는 생각이었을 텐데, 여기에 이르고 보니 막상 탈출로가 안 보인다. 둘러싸이면 답답해지는 게 바둑이다.
98로 참고도 1이면 흑 2 때 3에 두어 중앙 백이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변 백도 7까지 타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근근이 목숨만 구하는 식의 진행은 커제의 기질엔 맞지 않는다. 기세와 주도권을 중시하는 게 그의 기풍이다. 과연 검토실의 예상대로 커제는 98로 역차단을 시도하며 하중앙 흑 2점(91과 ▲)을 공격 대상으로 설정한다. 돌연 풍운이 급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