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수십년동안 유지됐던 임명에서 선출방식으로 바뀐 민선체육회가 출범 당시부터 문제가 지적된데 이어 10개월여만에 체육회장의 폭력과 구속, 폭언 등으로 얼룩졌지만 제때 징계 하지 못하는 등 규정미비로 인한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체육회장은 그동안 자치단체 시장 또는 군수가 임명하는 방식이었다.

당선인은 자신의 선거에 공을 세운 정치인을 체육회장 또는 사무처장 등 요직에 임명했고 상대 후보를 지지한 체육단체는 예산 지원을 하지 않는 등의 보복을 하기도 했다.

각종 폐단이 드러나면서 대한체육회는 규정을 개정하고 올해 1월 체육인들이 직접 회장을 선출하도록 했다.

'체육과 정치 분리'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정치적으로 더욱 권고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광주와 전남도체육회장으로 당선된 김창준 회장과 김재무 회장은 전문 체육인과 체육학과 교수를 누르고 당선됐다.

현 시·도체육회장들은 관선시절 생활체육회장 등의 경력이 있지만 전문 경영인과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광주지역 5개구 체육회장을 비롯해 전남 22개시·군 체육회장들도 전문 체육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체육회장 선거 당시 "추후 기초의원과 시장·군수에 도전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 체육회장에 도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선거 방식도 모든 체육인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인구 대비 대의원을 뽑아 선출하는 방식이어서 사전 선거운동이 드러나 경고를 받기도 했으며 비방전이 거세져 체육인들이 분열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체육회장 후보들의 이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후보가 당선돼 뒤늦게 해임조치 되는 등의 문제도 노출됐다.

가까스로 민선 1기가 출범했지만 규정이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났다.

최근 강진과 보성체육회장이 각각 흉기폭행과 폭언 등의 물의를 빚었지만 징계 등의 규정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규정에는 각 체육회는 법조인 시민단체 등으로 9인 이상의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설치해 체육회 비리 등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시·군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체육회장들이 임명해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물의를 빚은 지역체육회장의 징계를 놓고 상급단체인 전남체육회 스포츠공정위가 구성돼 징계 논의를 하고 있다.

"시·군 민선체육회장을 상급단체가 징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돼 전남체육회는 대한체육회에 질의까지 한 뒤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본격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반면 나주시체육회장은 취임 전 아파트 사용 승인을 받게 해주겠다며 건설사 임원으로부터 900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가 드러나 지난 지난 7월 구속됐지만 체육계 비리가 아니어서 징계를 할 수 없다.

스포츠공정위 징계 규정은 승부조작, 음주, 폭행 등 체육과 관련된 비리만 징계 할 수 있도록 국한돼 있다. 현 상태에서는 추후 재판 결과를 토대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행위'로 징계가 가능하다.

광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선출방식으로 전환하기 앞서 각종 규정부터 민선시대에 맞도록 개정을 했어야 하는데 출범만 서두르다 보니 여기저기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육회장 후보 자격부터 꼼꼼하게 검증해야 하고 민선 체육시대 가장 중요한 부분인 스포츠공정위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육회장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