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보>(107~113)=올해 8월 말까지 국제 바둑계에서 가장 돋보인 기사 1명을 꼽는다면 커제일 것이다. 춘란배 LG배 몽백합배 등 8강까지 추린 3개 국제기전 모두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농심배 최종전서도 박정환을 꺾고 중국 우승을 결정지었다. 다음 춘란배 8강전 상대가 바로 쉬하오홍이다. 스웨와 천야오예를 눕힌 그의 기세가 커제에게도 통할지 주목된다.
백이 △에 둔 장면. 흑107은 어쩔 수 없다. 손을 빼면 ‘가‘의 곳 삼삼에 붙이는 맥점이 있기 때문. 참고 1도가 예상되며 우하귀 주인이 백으로 바뀐다. 참고 2도 흑 2로 젖히면 7까지 진행된 후 A와 B를 맞봐 백이 떵떵거리고 산다. 어느 쪽도 흑이 망한 결과다. 107이 불가피하다면 백 △는 선수(先手)였던 셈이니 그 크기가 짐작된다.
백은 그러고도 손을 빼지 않고 108을 선수한 뒤 110으로 막는다. 흑 ‘나‘로 끊기는 수단을 자체 예방하면서 우하귀에서 또 한 번 모종의 후속수단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흑이 그건 나중 일이라는 듯 먼저 111로 붙여간 수가 통렬했다. 백은 못 참고 112로 젖혔고, 그 순간 또 한 번 113에 붙이는 맥점이 작렬하며 예상 못했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