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모든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분주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유럽 명문 구단의 스카우트들이다.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를 찾으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들에게 월드컵은 숨겨진 원석이 가득한 광산과도 같다. 2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군 박지성, 이영표, 송종국, 이천수 등이 대거 유럽으로 떠났던 것도 유럽 구단들이 대회 내내 주시한 덕이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 김민재,이강인,조규성/ News 1

이번 월드컵에도 16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게 유럽 구단이 눈독을 들인다는 보도가 쏟아진다.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부터 ‘석유 부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을 등에 업은 잉글랜드 뉴캐슬까지. 유럽의 이적 시장 관련 보도는 대체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부는 실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그냥 넘겨버리기 쉽지 않다.

◇명문 구단들의 관심 받는 김민재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김민재(26·나폴리)다. 한국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조별리그 1~2차전과 16강전에서 묵직한 수비와 적절한 공격 가담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대회 전에도 소속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연일 활약하며 팀을 리그 선두로 이끄는 중이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직접 김민재 영입을 구단에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스페인의 디펜사 센트럴은 이같이 전하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중앙 수비수들이 풍부하지만, 부상도 자주 당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김민재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김민재를 원한다는 소식은 복수의 매체로부터 나온다.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커트오프사이드 기자는 “맨유가 김민재를 관찰하기 위해 한국 경기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고 했다. 영국 미러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김민재 영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나폴리도 김민재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제시하려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피’ 이강인·조규성도

이강인(21·마요르카)은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날카로운 창을 맡았다. 특히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출장한 지 1분 만에 송곳 같은 크로스로 한국의 만회 골을 도왔다.

이에 유럽 구단들이 이강인이라는 예리한 무기에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강인의 이적료(계약 중인 선수를 데려가는 조건으로 소속 팀에 지불하는 금액)가 1700만유로(약 234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더 구매 의욕을 자극한다. 영국 더 선은 “이강인의 재능에 비하자면 모든 구단이 선뜻 지불할 만한 금액”이라고 했다.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를 등에 업은 뉴캐슬, 황희찬의 소속팀 잉글랜드 울버햄프턴 등 다양한 구단이 이강인의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가나전에서 한국 역사상 첫 멀티 골(한 경기 2골)을 넣는 등 대회 동안 빼어난 활약을 펼친 조규성(24·전북)은 첫 유럽 무대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독일 도르트문트, 프랑스 스타드 렌, 스페인 발렌시아 등 많은 구단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대회 시작 전 3만명이던 소셜 미디어 팔로어 수가 6일 기준 200만명이 될 정도로 뛰어난 스타성도 구단에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국 중원을 지휘한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에게도 독일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 프라이부르크가 관심을 가지는 중이라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