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쏟아부었다, 후회는 없다 -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6일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후 상대 골키퍼의 위로를 받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답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FIFA 랭킹 1위 브라질에 1대4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우리는 자랑스럽게 싸웠고, 선수들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한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

두려움과 후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도전이었다.

한국이 6일 카타르 도하 인근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대4로 졌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과 함께했던 지난 4년 4개월의 여정도 막을 내렸다.

한국(FIFA 28위)은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9위)에 극적인 2대1 승리를 거두고 조 2위(승점 4·1승1무1패)를 했다. 그러나 8강 길목에서 만난 브라질(FIFA 1위)은 한국이 넘기엔 너무 강했다. 통산 최다인 5회 월드컵 정상에 올랐고, 이번 대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다웠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승의 가치는 크다. 2002 한·일 대회 때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2006 독일 대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5번의 월드컵에서 4승(4무 9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런데 이번에 1승을 올리고, 16강에 오르는 과정은 이전과 달랐다. 2002 대회 이후 처음으로 우리가 준비했던 계획에 맞춰 경기를 풀어나갔다. 능동적이면서 주도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는 벤투 감독의 ‘프로액티브(Proactive)’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는 팀을 만났을 때 수비 라인을 내려 방어에 치중하다 역습을 하거나, 프리킥이나 코너킥 같은 세트 피스로 득점을 노렸던 예전의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났다. 간판스타 손흥민(토트넘)이 대회를 3주 앞둔 시점에서 얼굴 뼈 골절을 당해 수술을 받았고, 수비의 핵 김민재(나폴리)가 1차전에 종아리 근육을 다쳐 마지막 포르투갈전에 뛰지 못하는 악재 속에서도 ‘원 팀’으로 싸웠다. 조규성(전북 현대), 이강인(마요르카) 등 젊은 선수들의 재능도 돋보였다.

팬들은 한국 축구의 이런 변화에 전율하고, 열광했다. 이제 새로운 기대감을 품고 4년 후인 2026 대회(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를 기다릴 수 있게 됐다. /도하=성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