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3일 LPGA 투어 힐턴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을 확정한 뒤 18번홀 그린 위에서 손을 들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김아림(30)이 세계 1위 넬리 코르다(27·미국) 추격을 뿌리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5시즌 개막전 우승을 차지했다.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킨 이른바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이다.

김아림은 3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418야드)에서 열린 힐턴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라운드를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인 김아림은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2위 코르다(18언더파)를 2타 차로 제쳤다. 석 달 만에 우승을 추가해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하며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4억3700만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 1라운드(7언더파)부터 4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김아림은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3타 차 단독 선두를 지켰고, 3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이며 3타 차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작년 11월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에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9위(274.18야드)에 오른 키 175cm 장타자 김아림은 이번 대회에선 정교한 쇼트게임을 앞세워 타수를 줄여나갔다. 1라운드 13번홀(파3)에선 칩인 버디를 기록했고, 3라운드에선 벙커샷을 두 차례 홀에 집어넣어 9번홀(파5) 이글, 14번홀(파4) 버디를 잡아냈다.

그래픽=박상훈

김아림은 마지막 날 7타를 줄인 코르다에게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코르다는 4라운드 15번홀(파5) 버디를 잡아내면서 김아림과 나란히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바로 뒤 조에서 경기하던 김아림이 15번홀과 16번홀(파4)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다시 2타 차로 달아났다. 코르다는 18번홀(파4) 버디를 잡아 김아림에게 1타 차로 따라붙으면서 먼저 경기를 마쳤는데, 김아림은 “나도 버디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2타 차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세계 55위 김아림은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KLPGA 투어에서 통산 3승을 거뒀다. 2018~2020년 KLPGA 투어 드라이브샷 거리 1위에 올라 ‘장타 여왕’으로 이름을 알렸다. 2020년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에 곧바로 진출했고, 데뷔 4년 만인 지난해 우승(롯데챔피언십)을 추가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국에서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미국 올랜도 집으로 돌아와 드로에서 페이드로 구질을 바꾸는 샷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고 한다. 김아림은 “2024시즌을 되돌아보면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질 변화를 포함해 더 다양한 샷을 구사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올해 첫 우승이 일찍 나왔지만 남은 시즌 목표는 변함없이 하고자 하는 걸 코스에서 잘 실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메인 후원사가 확정되지 않아서 어떤 모자를 쓰고 경기를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며 “메디힐 모자를 쓰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2023·2024시즌 LPGA 투어 각 대회 우승자 32명이 스포츠·연예계 유명 인사들과 같은 조에서 경기했다. 고진영(30)이 공동 4위(14언더파), 작년 이 대회 우승자인 세계 2위 리디아 고(28·뉴질랜드)가 6위(13언더파), 김효주(30)가 공동 10위(8언더파), 유해란(24)이 공동 14위(5언더파), 양희영(36)이 공동 22위(1언더파)로 마쳤다. 유명 인사 부문에선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선수 출신 조 파벨스키(41·미국)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