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가 6월 24일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 12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기뻐하고 있다./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 랭킹 1위 박민지(24)는 이번 주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여섯째로 높은 16위에 올라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고진영(27·1위), 김효주(27·8위), 전인지(28·11위), 김세영(29·12위), 박인비(34·13위) 다음이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2020년까지 매년 한 차례 우승한 그는 지난해 6승을 쓸어담고 한 시즌 국내 최고 상금 기록(15억2137만원)을 새로 썼다. 올 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 간다. 현재까지 3승을 올려 상금과 대상 포인트, 톱텐 피니시율 랭킹 1위를 달린다. 통산 상금 42억1106만원을 쌓아 장하나(30·57억5004만원)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박민지는 “내가 독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대회장에만 오면 내 눈빛이 달라진다고 다른 선수들도 얘기한다. 최근에는 웃는 모습을 많이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KLPGA

KLPGA 최강자로 우뚝 선 그는 이번 주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1일 프랑스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527야드)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달러)에 출전한다. 박민지가 해외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나 해외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회에는 참가한 적이 있다.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도 이번에 처음 경험한다. 마농 드 로이(31·벨기에), 아마추어 하시모토 미즈키(20·일본)와 한 조로 한국 시각 21일 오후 4시 3분에 1라운드를 출발할 예정이다. 박민지는 “그동안 해외 대회에 나가볼 기회는 있었지만 한 번도 가지 않았다”며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국내 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 경쟁을 벌이는 중에 공백이 커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사실 나가보고 싶었는데 (코로나 등) 여러 상황이 있어서 나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기회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았다”며 “그냥 ‘나가서 경험 쌓자. 도움이 될 거다’라고 믿고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한 달 전쯤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에비앙 챔피언십 전후로) 한국 대회에 불참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에비앙 챔피언십이 많이 기대된다”며 “시야를 넓히고 성장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했다. 목표는 톱텐으로 잡았다고 한다. “겁먹지 않고 꿈을 크게 갖겠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박민지는 LPGA 투어 진출에 대해 “준비가 너무 안 돼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올해는 달라졌다. “작년에는 얼떨결에 우승한 것도 있었고, 멘털 등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올해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LPGA 투어에서 침체기를 맞은 한국 여자 골프에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 큰맘 먹고 해외 원정을 떠난 박민지가 어떤 경기를 펼칠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는 거의 한 달 만에 복귀해 메이저 2연승에 도전한다. 전인지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남녀 골프 통틀어 메이저 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21언더파)으로 우승했다. 2019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세계 랭킹 1위 고진영, 올해 3승을 올린 제니퍼 컵초(25·미국), 올해 US오픈 우승자이자 디펜딩 챔피언 이민지(26·호주·세계 2위) 등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