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매트 피츠패트릭이 20일 제122회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2013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라 미국 출신이 아닌 선수로는 처음으로 US아마와 US오픈을 우승한 선수가 됐다./AFP연합뉴스

잉글랜드의 매트 피츠패트릭(28)이 9년 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던 더 컨트리클럽에서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미국 출신이 아닌 선수가 US 아마추어와 US오픈을 모두 우승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리를 메이저 대회에서 올리는 감격도 누리며 우승 상금 315만 달러(약 41억원)를 받았다.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피츠패트릭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합계 6언더파 274를 기록, 공동 2위 윌 잴러토리스(미국)와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US 오픈 정상에 올랐다.

20일 제122회 US오픈 정상에 오른 매트 피츠패트릭(오른쪽)과 그의 캐디 빌리 포스터. /AFP연합뉴스

피츠패트릭은 2013년 이 골프장에서 열린 US 아마추어 대회에서 동생을 캐디로 대동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날 동생은 어머니와 함께 관전하며 응원을 보냈다. 이날 피츠패트릭의 첫 메이저 우승을 함께한 빌리 포스터는 1982년부터 세베 바예스테로스, 리 웨스트우드, 타이거 우즈 등의 캐디를 맡았던 베테랑 캐디로 2018년부터 피츠패트릭의 가방을 멨다. 그는 피츠패트릭이 챔피언 퍼트에 성공하자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화려한 캐디 경력에도 불구하고 처음 메이저 우승을 도운 것. 피츠패트릭은 경기 중반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해 잴러토리스에게 단독 선두 자리를 내주었으나 13번 홀(파4)에서 14m 버디에 성공하며 공동 선두가 됐고, 15번 홀(파4)에서 5.7m 버디를 넣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잴러토리스와 세계 랭킹 1위 셰플러가 한 타씩 줄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전을 펼쳤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피츠패트릭은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트려 위기를 맞았으나 높은 턱이 있는 벙커에서도 정확한 샷으로 그린에 공을 올려 2퍼트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지켰다. 피츠패트릭은 DP 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서 7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PGA 투어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잴러토리스는 마지막 18번 홀 퍼팅이 살짝 빗나가며 지난달 PGA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아쉽게 준우승(5언더파 275타)에 머물렀다. 잴러토리스는 지난해 마스터스, 올해 PGA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번째를 기록했다. 세계 1위 셰플러는 올해 4월 마스터스에 이어 US오픈 우승에 도전했으나 1타가 부족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의 엄청난 돈 공세는 나비 효과를 일으켜 US 오픈의 상금도 크게 올렸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 US오픈 총상금을 지난해 125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나 늘린 1750만 달러(약 227억원)로 책정했다.

한국 선수는 김주형(20)이 23위(3오버파 283타), 이경훈(31)이 공동 37위(7오버파 287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