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황금 세대를 내세운 미국이 제43회 라이더컵에서 유럽을 상대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대회가 미국과 영국 대항전에서 1979년 미국과 유럽 대항전으로 확대된 이후 최고 승점 기록을 세웠다.
미국팀은 27일 미국 위스콘신주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싱글 매치에 나서 7승 3패 2무로 유럽팀을 압도했다. 이틀간 포섬(한 팀 2명이 공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포볼(한 팀 2명이 각자 공으로 쳐 더 좋은 스코어 반영) 매치에서 승점 11대5로 크게 앞섰던 미국은 최종 19대9로 마무리했다. 이기면 승점 1점, 비기면 0.5점, 지면 0점을 받는다.
2000년대 들어 직전 대회까지 유럽팀은 9번 중 7번 우승했을 만큼 강했다. 미국의 젊은 선수들은 이번에야말로 미국 골프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무장했다. 12명 중 황금 세대로 통하는 1992~1994년생이 절반이었고, 1990년대생은 모두 9명이었다. 평균 세계 랭킹이 8.9위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실력을 겨루며 깊은 친분을 맺어온 황금 세대는 척척 들어맞는 호흡을 보여줬다.
코스 특성에 맞춰 장타자 위주로 팀을 구성한 단장 스티브 스트리커(54)의 전략도 빛났다. 미국팀은 사흘간 파5홀 3곳에서 유럽팀을 압도했다. 최고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는 첫날 포볼 매치 5번홀(파5·581야드)에서 바람의 도움을 받아 드라이버샷을 417야드 보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41·스페인)와 맞붙은 싱글 매치 1번홀(파4·364야드)에서도 354야드 티샷을 그린에 올렸다. 두 홀 모두 디섐보가 이글로 따냈다.
스트리커는 최고의 실력과 자신감을 갖춘 젊은이들에게 맞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불필요한 단체 행사를 생략하고 자유 시간을 줬으며, 조 편성 등 계획을 일찌감치 확정해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았다. 동기 부여와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은 교통사고 후 집에서 재활 중인 타이거 우즈(46)가 원격으로 해냈다. 대회 기간에도 문자메시지를 보내 선수들을 뭉치게 했다.
스트리커는 “젊음과 열정, 에너지, 실력을 다 갖춘 선수들이 미국 골프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선언했다. 승리의 감격이 얼마나 컸던지, 앙숙으로 소문난 디섐보와 브룩스 켑카(31)조차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하며 화해에 이르렀다. 대패한 유럽팀은 충격에 빠졌다. 당장 세대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팀 최고령은 라이더컵 역대 다섯 번째로 5전 전승을 거둔 37세 더스틴 존슨. 반면 유럽팀 최고령은 48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로, 그를 포함해 40대가 4명이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