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15일 홈에서 서울 이랜드를 1대0으로 이겼다. 인천 공격수 박승호가 홈 팀 서포터즈가 모여 있는 관객석 앞에서 확성기를 잡았다. 선수들은 박승호 등 뒤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1일 인천과 수원삼성전. K리그2 역대 최다 관중(1만8282명)이 운집했다. /연합뉴스

“알레 인천~” 박승호가 인천이 이기고 난 뒤 부르는 응원곡 ‘알레 인천’의 첫 소절을 불렀다. 어깨동무를 하고 기다리고 있던 인천 팬들이 큰 목소리로 후창했다. 인천에는 승리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이 노래를 선창하는 문화가 있다. 박승호는 이날 후반 30분 페널티킥을 이끌어내면서 활약했다.

이번 시즌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이 노래가 더욱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 시즌 1부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됐다. 그래서 인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관객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이날 경기는 15일 기준 K리그2 1위 인천과 2위 이랜드가 맞붙는 ‘빅 매치’였다. 이날 관중은 9695명. 지난 시즌 K리그2 평균 관중이 3801명이었는데, 이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인천은 열성적인 응원에 힘입어 경기를 잡아내면서 3승1패로 2위(승점 9)에 자리했다. 1위 부천FC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6-8)에서 밀렸다.

인천의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홈 경기에도 9363명이 들어섰다. 지난 1일 ‘수인선 더비’인 수원 삼성전에는 1만8282명이 들어서면서 구단 역사상 첫 홈 경기 매진 기록을 세웠다. K리그2 역대 관중 신기록이기도 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시즌 수원과 안산 그리너스의 맞대결에 모인 1만5308명. 인천의 이번 시즌 홈 3경기 평균 관중은 1만2446명이다. 작년 1부에 있었던 인천의 평균 관중(1만949명)보다 많다.

이번 시즌에 더 자주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러 오는 이유는 다양했다. 10년째 인천을 응원하고 있다는 김용수(28)씨는 “사실 1부에서는 지는 경기가 더 많아서 보러 오기가 망설여졌었는데, 2부는 압도하는 맛이 있다. 그래서 더 오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아들과 함께 온 또 다른 팬 성모(33)씨는 “2부로 오니 더 충성심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남편이 안 될 때 더 챙겨주고 싶은 조강지처의 마음이랄까”라면서 웃었다.

지난 시즌에는 수원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되면서 K리그2 관중 기록을 연이어 경신했다. 이 분야 ‘원조’인 셈이다. 같은 날 경기를 가진 수원은 ‘빅버드’라 불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올 시즌 처음으로 개방했다. 보수 공사로 인해 시즌 초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홈 경기를 가지다가 8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 덕분인지 이날 1만409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른바 ‘원조의 맛’이다.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은 응원이 무색하게 1승1무2패로 하위권인 11위에 있다. 수원의 지난 시즌 관중 수는 1만1448명. 마지막 1부 시즌이었던 2023시즌 1만984명보다 더 늘어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입장에서도 호재다. 충성심이 높은 팬들로 유명한 수원과 인천이 강등되자 K리그2의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팀 입장에서는 안 된 일이지만, 덕분에 K리그2에도 관심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