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네’ 8년 전 호주에서 열렸던 2015 AFC 아시안컵 당시 막내는 이강인 최고참은 차두리 코치였다.
세월이 지나 이제는 코치와 주장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손흥민과 차두리 코치는 훈련을 준비하면서부터 남다른 케미를 뽐내며 대표팀 훈련 분위기를 한층 더 유쾌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된 지난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글라 트레이닝센터.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릴 무렵 차두리 코치는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용 접시콘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때 워밍업을 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온 손흥민은 특유의 유쾌한 미소로 훈련 분위기를 이끌었다. 가장 먼저 사이클로 향한 손흥민은 설영우를 향해 잔소리를 시작했다. "영우야 운동 좀 열심히 해야겠다"라며 주장으로서 후배들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주장 손흥민의 잔소리에도 설영우는 해맑은 미소로 답했다.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김영권, 김승규와 함께 패스를 주고받으며 감각을 점검했다. 훈련하는 내내 손흥민은 유쾌한 미소로 발등에서 볼이 떨어진 골키퍼 김승규를 놀렸다. 김영권까지 가세한 장난에 주위 후배들은 빵 터지고 말았다.
차두리 코치가 일정 간격으로 접시콘을 그라운드에 설치하고 있던 도중 손흥민의 장난기가 발동됐다. 패스를 받은 볼을 차두리 코치 발을 향해 툭 찬 손흥민, 장난기 가득한 큰 목소리와 웃음으로 차 코치를 놀리고 싶었던 손흥민, 하지만 차두리 코치는 별다른 반응 없이 접시콘 설치에몰두했다.
하지만 차두리 코치의 시크한 반응은 1초도 가지 못했다. 설영우, 오현규, 김지수가 주고받던 볼이 차 코치 얼굴 앞쪽으로 튀고 말았다. 깜짝 놀란 차 코치가 놀라자, 손흥민은 한 번 더 크게 웃었다. 카메라를 등지고 있던 차두리 코치 반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8년 전 막내에서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손흥민을 힐끗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 3대1로 승리하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주장 손흥민은 골을 넣지 못했지만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추가 시간 날카로운 돌파로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던 과정에서 손흥민은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졌지만 마닝 주심은 페널티킥을 얻기 위한 시뮬레이션으로 판단해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고를 받은 건 아쉬웠지만 축구대표팀은 첫 경기를 잡으며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