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3대2로 승리해 8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에콰도르를 잡고 8강 진출을 이끈 김은중(44) 감독이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아시아팀으로서 한국이 유일하게 자존심 지키고 있다”며 “우리가 아시아 대표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2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열린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영준과 배준호, 최석현의 연속 골을 앞세워 에콰도르를 3대2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팀이 됐다.

이날 경기에선 대회 초반 부상으로 프랑스와 1차전에 결장하는 등 고전했던 배준호가 완벽히 컨디션이 돌아와 부활을 알리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전반 12분 배준호가 페널티지역 바깥 왼쪽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고, 이를 스트라이커 이영준이 가슴으로 절묘하게 트래핑한 뒤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영준이 프랑스전에 이어 터뜨린 대회 2호 골.

김 감독은 “공수 전환 상황에서 상대가 이동 속도가 늦기 때문에 가능하면 빠르게 전환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며 “첫 골 장면이 그런 게 맞아 떨어진 장면”이라고 했다.

배준호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반 19분 오른쪽 풀백 박창우의 패스를 받은 배준호는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순간적인 속임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 감독은 “분석 결과 상대의 공격적 부분이 좋은 반면 수비 전환이 늦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공격루트를 준비했고 의도한대로 경기에서 잘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박창우가 2007년생 공격수 켄드리 파에스를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심은 VAR을 지켜본 뒤에도 판정을 번복하지 않아 에콰도르가 페널티킥 득점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프랑스전 때와 마찬가지로 심판 판정에 대해선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선수들에게 좀 더 주의를 시켜서 앞으로 그런 상황조차도 만들지 않는게 우선이 되도록 할 것이고 실점했을 때도 잘 이겨내도록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귀중한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3분 주전 센터백 최석현이 이승원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에콰도르의 공격을 잘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39분 세바스티안 곤잘레스에 추격 골을 허용했지만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출범하고 나서 훈련 때마다 ‘원 팀’(one team)이라는 구호를 항상 외칠 정도로 원 팀을 강조한다”며 “우리는 오늘도 한 두명이 잘했다기보다 부상자 박승호와 경기에 나가지 못한 벤치의 선수들까지 원팀이 돼서 상대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8강 나이지리아전은 5일 오전 2시30분(한국 시각)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2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김은중 감독이 두 번째 골을 넣은 배준호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김은중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늘 경기에 대한 전반전인 소감은.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준비했던 부분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특히 선수들에게 ‘토너먼트에선 다음 경기 없다고 생각하고 후회 없이 뛰어달라’는 말을 전달했는데, 이것을 선수들이 잘 받아들여줬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서 쏟아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상대의 어떤 부분을 공략했나.

“영상 분석 결과 상대의 공격적 부분이 좋은 반면 공격하다 수비로의 전환이 늦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공격루트를 준비했고 그게 의도한 대로 경기에서 잘 풀렸다.”

-어제 마지막 훈련에서 연습할 때 봤던 패턴 플레이들이 경기에서도 나왔는데.

“방금 말한 것처럼 공수 전환 상황에서 상대가 이동 속도가 늦기 때문에 가능하면 빠르게 전환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배)준호가 (이)영준이를 보고 올렸던 첫 골 장면이 그런 게 맞아 떨어진 장면이다.

-이영준의 피지컬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로 상대 수비수를 무너뜨린게 주효했는데, 반면 앞으로 남은 경기서 이영준의 체력 부담에 대한 걱정은 없나.

“힘들 것이다. 하지만 영준이가 워낙 긍정적이고 체력적으로 좋은 선수기 때문에 남은 휴식 기간을 이용해 최대한 회복을 잘 해줄거라 믿는다.”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만 뚫으면 바로 좋은 찬스들이 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상대 공격수들이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그것만 뚫어낸다면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일러줬었고, 경기에서 좋은 찬스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더 많은 골을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데 변수는 없었나.

“조별리그를 했던 멘도사에 비해 잔디 상태가 워낙 안 좋기도하고 습해서 선수들이 초반 적응에 힘들어 했지만 잘 이겨냈다.”

-페널티킥 상황을 비롯해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운 점은 없나.

-프랑스와 1차전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심판 판정에 대해선 존중하니 더 말하진 않겠다. 다만 우리 선수들에게 좀 더 주의를 시켜서 앞으로 그런 상황조차도 만들지 않는게 우선이 되도록 할 것이고 실점하더라도 잘 이겨내도록 준비를 하겠다.”

-위기 상황에서도 팀이 응집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리 팀이 출범하고 나서 훈련 때마다 ‘원 팀’(one team)이라는 구호를 항상 외칠 정도로 원 팀을 강조한다. 우리는 오늘도 한 두명이 잘했다기보다 부상자 박승호와 경가에 나가지 못한 벤치의 선수들까지 원팀이 돼서 상대를 이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하면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는 기량에서 밀릴 수는 부분도 있지만 원 팀이기 때문에 조직력으로 대회를 순항하고 있다.”

-8강 상대 나이지리아에 대한 생각은.

“어제 아르헨티나전을 보니 나이지리아 팀이 워낙 준비 잘된 것 같더라. 모든 포지션 선수들이 피지컬적으로 뛰어난건 물론 유연함까지 갖췄다. 분석을 제대로 하겠다.”

-다음 경기 각오와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한마디.

“매번 이른 시간 관심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어린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모든 것을 쏟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이지리아전도 열심히 준비할테니 멀리서 응원 부탁드린다. 아시아팀으로서 한국이 유일하게 자존심 지키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대표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다음 경기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 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