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 맞대결은 평범한 리그 경기였다. 그런데 수원 선수들 투지가 남달랐다. 너 나 할 것 없이 몸을 날렸다. 그리고 전반 29분, ‘왼발의 마술사’ 이기제(32)가 강력한 왼발 프리킥으로 인천 골망을 흔들면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수원 선수들은 전부 무릎을 꿇고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몇몇 선수들은 그 자리에서 흐느끼기도 했다. 인천으로 응원 온 수원 팬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승리는 수원이 올 시즌 리그 11경기 만에 거둔 첫 승. K리그 명문 구단 수원은 이번 시즌 10경기째 무승이었다. 이병근 감독이 경질되고, 최근 3연패를 당하는 등 뒤숭숭해진 가운데 김병수 신임 감독 합류가 지난 4일 확정된 뒤에야 첫 승을 기록한 것이다. 최성용 감독 대행은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과 환하게 웃었다. 마지막에 조금이나마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수원은 최하위(승점5·1승2무8패), 인천은 9위(승점12·3승3무5패)에 자리했다.

전북 현대는 FC서울을 상대로 김두현 대행 체제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김상식 전임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2연패를 당하며 10위(승점10·3승1무6패)까지 내려앉자 지난 4일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전북은 경기 시작 11초 만에 구스타보(29·브라질)가 선제골을 넣으며 새 출발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후반 32분 서울 박동진(29)에게 동점골을 내줘 1대1로 비기면서 2연패 탈출에 만족해야 했다. 전북은 10위(승점11), 서울은 2위(승점20·6승2무3패)를 유지했다.

그동안 김상식 감독 사퇴를 요구하면서 응원을 거부했던 전북 응원단은 이날은 빗속에서도 열렬하게 함성을 지르며 힘을 실어줬다. 김두현 전북 감독 대행은 “선수들이 환호를 그리워했을 것이다. 그 응원이 한 발 더 뛴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승리를 드리진 못했으나 기대와 희망을 본 경기”라고 자평했다.

울산 현대는 같은 날 대구FC와 원정 경기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황재환(22)이 2골, 바코(조지아·30)가 1골을 넣었다. 3연승 행진과 함께 울산은 9승1무1패(승점 28)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대구는 3승4무4패(승점13)로 7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