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인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8일 입국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웃으며 손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환한 미소와 함께 입국장에 들어선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로부터 꽃다발과 붉은 머플러를 건네받은 뒤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는 기회를 얻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며 “이 자리에서 성공을 이어나갈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7일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축구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1981년 프로 데뷔한 클린스만 감독은 ‘금발의 폭격기’라 불리며 독일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했다. 이탈리아 인터 밀란(1989~1992), 잉글랜드 토트넘(1994~1995), 독일 바이에른 뮌헨(1995~1997) 등 세계적인 클럽에서 뛰었고, 현역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발롱도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1987년부터 1998년까지 서독·독일 국가대표로 108경기에 나서 47골을 넣었다. 독일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4위다. 특히 1994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선 한국을 상대로 절묘한 터닝슛 등 2골을 넣어 한국에 2대3 패배를 안긴 적도 있다.

1994년 美 월드컵서 한국 상대로 2골 - 위르겐 클린스만(왼쪽) 감독이 독일 대표팀 선수 시절이던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한국을 만나 최영일(오른쪽)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슬라이딩 태클을 피해 돌파하고 있다. 당시 2골을 넣어 한국에 2대3 패배를 안겼던 클린스만 감독은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2023년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게 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때도 방문했다”면서 “2017년에는 아들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해 왔었다. 이런 경험 덕분에 한국, 한국인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다. 제안이 왔을 때 상당히 기뻤다”고 돌아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범근(70) 전 대표팀 감독과 같은 시기에 뛰기도 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그의 아들인 차두리(43) FC서울 유스강화실장과 함께 카타르 월드컵에서 FIFA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선 “차두리와 함께 한국 대표팀의 모든 경기를 살펴봤다. 한국 축구는 지난 20여년간 거스 히딩크 감독부터 울리 슈틸리케,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좋은 팀을 건설했다”고 말했다.

당장의 목표에 대해선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선임 소식이 알려지자 과거 전력 때문에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고 미국 자택에 머물러 독일 축구계의 거센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이 재임 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머물 거처를 찾을 때까진 당분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업무를 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경기 파주 NFC(축구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되는 취임 기자회견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사령탑 데뷔전이 될 오는 24일 콜롬비아전(울산 문수축구장) 및 28일 우루과이전(서울 월드컵경기장) 등 A매치 두 경기를 준비한다.

2023년 3월 8일,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감독으로 발탁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