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10위 수원 삼성과 K리그2 3위 FC안양이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충돌한다. 승강 PO는 각각 잔류와 승격이 걸려 있어 기본적으로 뜨거울 수밖에 없는데, 이번 매치업은 더욱 특별하다. 오랜 라이벌 관계의 두 팀이 자존심까지 걸고 싸운다.
두 팀은 26일 오후 7시30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 승강 PO 1차전을 치른다. 두 팀 다 승강 PO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과 안양은, 과거 안양LG 시절부터 뜨겁게 부닥쳐왔다. '지지대 고개'로 맞닿아있을 만큼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팀은 그동안 만날 때마다 많은 충돌과 이야기를 빚어낸 전통의 라이벌이다.
FC안양이 K리그2에서 새롭게 창단된 뒤로는 FA컵에서만 두 번 만났는데, 그때마다 경기도 격렬했고 장외 신경전도 대단했다. 결과는 승부차기 승을 포함해 수원이 모두 이겼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1부리그인 수원이 더 우세하다. 수원은 안병준, 오현규, 전진우, 사리치, 불투이스 등 수준급 선수들을 갖췄다.
'기세'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K리그1에서 승강 PO로 밀려 내려왔던 팀은 분위기 자체가 처져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전력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고 K리그2에 흐름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은 좀 다른 상황이다. 잔류가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막판 2경기서 2연승, 6골을 퍼부으며 기세를 높였다.
이우형 안양 감독 역시 "최근 수원의 경기력과 분위기만 놓고 보면 승강 PO가 아니라 파이널A 수준"이라며 그들의 상승세를 경계하고 있다.
창단 후 처음으로 승격과 가장 가까운 곳까지 올라온 안양은 K리그2 도움왕(11개)을 차지한 아코스티를 중심으로 조나탄과 안드리고 등 외국인 선수들에게 기대를 건다. 부상을 당했던 안드리고는 승강 PO에 초점을 맞춰 복귀를 준비해왔다.
안양은 K리그2 팀이지만 선수 개개인 경험 면에선 뒤지지 않아 중압감이 큰 경기에서도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안양에는 김경중, 백성동, 정석화, 이창용, 백동규 등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팬들의 관심은 이미 뜨겁다. 지난 24일 판매를 시작한 입장 티켓은 곧바로 전 좌석이 매진됐다. 특히 양 팀 팬들이 자리할 가변 응원석과 원정석은 불과 5분 만에 모든 자리가 팔렸다.
안양 관계자는 "이렇게 빨리 매진된 건 창단 이후 처음 본다. 아울러 현장 판매까지 합쳐 매진됐던 경남과의 PO 경기 외에 예매만으로 매진된 건 이번이 시즌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1를 11위로 마친 김천 상무와 K리그2 2위의 대전하나시티즌도 승강을 놓고 다툰다. 두 팀은 26일 오후 7시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전을 갖는다.
지난 시즌 강원FC와의 승강 PO에서 1차전을 잡고도 2차전서 대패, 다 잡았던 승격을 놓쳤던 대전은 절치부심하며 다시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려왔다.
대전은 "승격에 인생을 걸겠다"던 마사를 포함해 주세종, 조유민, 이진현, 이창근 등 각급 국가대표팀을 경험한 스타들이 많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상대가 1부리그 팀이라고 해도 수비적으로 하지는 않겠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공격 축구로 맞서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를 바쳤다.
대전은 이번 승강 PO에서 김천을 넘을 경우 재창단 후 처음이자, 2015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K리그1 무대를 밟게 된다.
대전 팬들 역시 승격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다. 팬들은 대전 클럽하우스에 대형 플래카드 수십개를 내걸며 응원의 메시지를 펼쳤다. E석과 주요 좌석은 사실상 매진됐다.
김천은 조규성과 정승현 등 공수 핵심 자원의 전역이 아쉽지만 권창훈과 박지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김경민과 이영재 등도 ‘군팀’의 자존심을 걸고 지금의 자리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