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이 24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한국과 홍콩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2022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약체 홍콩을 3대0으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과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일본이 중국과의 2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겨 1승 1무가 되면서, 한국은 일본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대회 4회 연속 우승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됐다.

24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대표팀은 맏형 홍철(32·대구)과 막내 강성진(19·서울)이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강성진은 A매치 두 번째 경기에서 두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전반 17분 강성진의 골로 앞서 나갔다.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강성진이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슈팅했는데, 수비수에게 굴절된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홍콩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강성진은 지난 20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고, 선발로는 이날 처음 나섰다.

이후 후반 29분 주장 완장을 찬 맏형 홍철이 추가골을 넣었다.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홍철이 김진규의 롱 패스를 받아 홍콩 페널티박스 안까지 끌고 갔고, 좁은 각도에도 강한 왼발 슈팅을 날리며 홍콩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11년 처음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홍철은 A매치 44번째 출전 만에 처음 골 맛을 봤다.

후반 41분엔 홍철과 강성진이 골을 합작했다. 홍철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강성진이 다이빙 헤딩슛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강성진은 미 프로농구(NBA) 스타 제임스 하든의 스파게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상대를 요리했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휘젓는 식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8위인 한국은 랭킹 145위인 홍콩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선발 11명 모두를 중국전과 다른 선수로 기용하는 등 기량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마무리가 부족했고, 오히려 위험 지역에서 실수를 남발하는 등 불안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제골 이후 추가골이 터지지 않자 후반에 백승호(전북), 조규성(김천)을 교체 투입하기도 했다.

한편 여자 대표팀은 23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전반 34분 최유리(현대제철)의 중거리포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31분 왕린린에게 골을 허용해 비겼다. 여자 대표팀 콜린 벨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일본, 중국 두 팀과의 거리를 좁혔다”면서도 “축구는 결과가 중요하다. 이제는 승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일본에 1대2로 패하고 중국과도 비기며 한국은 1무 1패, 승점 1에 그쳤다. 우승 꿈이 꺾인 한국은 26일 대만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노린다.